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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한우산업의 명암(明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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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이형우

농민신문 기고 | 2022년 1월 7일 
이 형 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장)


한우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지난 2년간 의도치 않게 호황을 누렸다. 이러한 한우 특수는 업계의 능동적인 행위로 인한 결과라기보다는 전적으로 외부효과의 산물이다. 코로나19 상황이 국민 생활양식을 바꿔놓으면서 육류 소비행태도 변했기 때문이다. 전체 한우고기 소비의 약 75%가 가정 소비인 것만 보더라도 사적 모임 제한으로 외식보다 가정 소비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종 소매단계에서도 온라인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됐다.


또 해외여행 감소로 인한 국내 소비 증가, 재난지원금 지급 등 가처분소득(소비·저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소득)의 증가분은 특정 재화에 대한 구매로 이어졌으며, 여기에 한우고기가 포함되며 한우고기값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러한 호황 속에서도 한우산업엔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한우 사육규모가 심상치 않아서다. 한우 사육마릿수는 2017년 저점을 기록한 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축산물이력제 기준 2021년 11월말 한우 총 사육마릿수는 338만마리에 이르렀으며, 이는 2020년 동기 대비 5.9% 많은 수치다.


이러한 사육규모 확대는 향후 한우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기에 충분하다. 국제 곡물가격 급등에 따른 사료비 인상 압박도 한우농가에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국내 축산업은 환경문제·탄소중립 등 불리한 요소들에 직면해 있다. 한우산업도 사육마릿수 증가세와 사료비 인상, 산업환경 변화라는 삼중고에 둘러싸인 형국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완화 이후 수요층 변화에 대한 우려도 있다. 2021년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졌을 때 해외여행 수요가 크게 늘었던 것을 고려해본다면 집단면역이 형성된 후 고소득층의 소비는 해외여행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 한우산업은 코로나19가 잦아들며 수요층 이탈에 직면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선제적이고 자율적인 수급조절이 필요하다. 한우산업은 규모화·전업화·과학화됐기 때문에 능동적으로 수급을 관리할 수 있다. 한우고기값 호황으로 소득이 창출되는 시기에 암소를 미리 정리한다면 장기적으로 소값 변동성을 줄이고 이익을 도모하는 경영이 가능해지리라 본다.


각 지방자치단체와 관련 업계도 다양한 창구를 통해 한우의 공급 과잉에 대한 신호를 보내고 있으며, 정부도 암소 감축 등을 독려하고 있다. 향후 한우산업이 마주하게 될 미래를 직시하고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혜를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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