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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케이션을 위한 매력적 장소 만들기로 지역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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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송미령

광남일보 기고 | 2022년 3월 22일
송 미 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포용성장·균형발전연구단장)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로 재택근무, 온라인회의 등 비대면 근무 형태가 일상화되고 있다. 동시에 사회관계 감소에 따른 우울감이 증가하는 일명 ‘코로나 블루’ 현상도 사회적 이슈로 대두됐다.


농촌지역은 도시에 비해 인구 밀도가 낮고 청정한 환경, 경관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국민들의 코로나 블루를 예방하거나 치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비대면 근무를 비롯해서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에서의 정주 및 여가 수요는 향후 더욱 높아질 것이라 짐작된다. 이러한 수요를 흡수해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으로 농촌의 워케이션 공간 조성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코로나 이전부터 이미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기업의 생산성을 제고하고 근로자의 워라밸을 보장하기 위해 일과 여가의 장소로 농촌지역에 위성사무소 등과 같은 워케이션 공간을 입지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일과 삶의 조화를 의미하는 워라밸 측면에서 국민의 행복을 지원하기 위한 이유로 권장될뿐만 아니라 이는 일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자 일의 창의성을 높이기 위한 장소 소비의 연계라는 측면에서 일(Work)과 여가(Vacation)의 합성어로서 워케이션(Workation)이라고도 불리며 확대돼 왔다.


2020년 에어비엔비에서 국민 1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1%가 워케이션을 시도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바 있다.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스마트워크 복합공간에 대한 수요 조사에서도 기업들의 45.1%가 필요성이 있다고 응답했고, 근로자들의 60.3%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국민적 수요도 높고 기업에서도 이러한 인식이 더욱 확대돼 다양한 워케이션 공간이 우리 농촌지역에 많이 입지하게 된다면 지역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된다. 정기적인 방문자가 생기고, 워케이션 관련 일자리가 증대되며, 지역 농산물의 판매도 확대될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부수적으로 음식료품 가공업, 소매업, 세탁·청소의 서비스업 등 지역 내의 다종다양한 전후방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정주인구나 관계인구의 형태로 외부에서 유입되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지역 활성화에 대한 기대를 해볼 수 있다.


우리나라 전국 방방곡곡에는 워케이션 장소로 추천할 만한 곳이 참으로 많다. 다만 쾌적한 환경과 경관을 보유한 한적한 장소이면서도 생활하거나 업무 처리하는데 필요한 인프라도 좋아야 함으로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인구감소 걱정을 넘어서 새로운 워케이션 장소로서의 농촌지역이 최적의 장소가 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일본의 가미야마라는 산골마을에는 일할 수 있는 청년과 일하는 기업을 지역으로 유치하기 위해 주민 20여 명이 스스로 비영리법인을 만들어 도시와 차별화된 환경에서 근무해 업무성과를 제고할 수 있음을 홍보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좋은 환경에서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며 워라밸을 즐길 수 있고 건물 임대료도 저렴하다는 점 등의 잇점을 내세워 청년 유치에 애쓴 결과 16개의 기업이 위성사무소를 이 산골지역에 개설하는 성과를 거뒀다.


청년들이 계곡물에 발 담그고 노트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상징적인 모습이 바로 이 가미야마의 사례이다. 우리나라에도 최근 경상북도 힐링위크 사업을 비롯해 청년들의 워케이션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위성사무소 등과 같은 워케이션 시설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지역 활성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위성사무소 등 워케이션의 입지가 지역발전 효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타 지역 대비 경쟁력 있는 유무형 지역 자원을 잘 보전하고 지역 곳곳에 관련 비즈니스들과 일자리가 생겨나도록 유도해야 하며, 지역에 기반을 둔 사회적 경제조직이 참여해 시설 운영과 지역 가꾸기 활동 등에 다각도로 연계되어야 그 지속성이 확보된다.


특히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하여 5G 등 업무에 불편이 없는 수준의 기초 인프라를 충분히 구축하도록 지원해야 하며, 생활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농어촌서비스 기준 등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이 워케이션을 위해 방문한 이들이 지역에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환대의 문화를 갖춰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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