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목록

KREI 논단

KREI 논단 상세보기 - 제목, 기고자, 내용, 파일, 게시일 정보 제공
인삼쌀맥주 위해 주세법 개정 시급
3450
기고자 이동필
세계일보 오피니언 | 2010년 8월 31일
이 동 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맥주는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마시는 술로 전체 주류시장 7조5297억원의 47.2%인 3조5574억원이나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맥주가 7∼8종이 있지만 알고 보면 오직 2개 회사에서 생산하고 있어서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하는 데 한계가 있다. 결국 소비자는 외국의 다양한 맥주를 찾게 되는데, 이는 맥주 수입량이 2000년 5187㎘에서 2007년 3만4713㎘로 급격하게 증가한 데서 알 수 있다.

 

독일을 북에서 남으로 종단할 때 50㎞마다 맥주 맛이 달라진다고 한다. 독일은 전국에 걸쳐 1280여개의 맥주제조장에서 제각기 지역의 고유한 농산물과 물, 제조법을 이용해 5000종이 넘는 지역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이웃 일본은 270여개 지역 맥주회사가 그 지방에서 생산된 곡물과 물로 특색 있는 지비루(지역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맥주회사는 1933년에 설립된 조선맥주와 소화기린맥주 회사가 그 시초이다. 그 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유독 맥주 제조업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엄청난 규모의 자본금과 시설을 갖추도록 규정한 높은 진입 장벽으로 인해 아직도 2개 회사가 우리나라 맥주산업을 장악하고 있다.

 

그동안 지역맥주를 생산하려는 움직임은 있었다. 예를 들어 김포시는 2007년 인삼과 쌀을 이용해 맥주를 제조하는 방법에 대해 특허를 받고 사업화를 시도했다. 인삼은 사포닌 성분을 함유해 건강에 좋고 쌉쌀한 맛이 일품이다. 하지만 막상 사업을 하기에는 발목을 잡는 규제가 한둘이 아니었다. 우선 맥주제조업 허가를 받기에는 시설투자가 너무 많아 소규모 맥주제조업 허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 역시 25㎘까지 생산량을 제한하고, 동일 제조업자의 영업장에서만 판매가 가능해 프랜차이즈나 소매점 납품을 할 수 없었다. 결국 인삼쌀맥주홍보관이나 만들고 방문객들에게 하우스맥주를 판매할 생각인데, 그러는 동안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안호이저 부시가 인삼맥주의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맥주와 소주 제조시설 기준을 완화하자는 제안은 지난해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가 의결한 내용을 구체화한 것으로, 다양한 지역 특산주의 생산을 통해 원료 농산물의 소비를 촉진하고 수입주류를 대체하는가 하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주세법 개정 등 후속조치를 통해 하루빨리 인삼쌀맥주 맛을 보고 싶다.

 

파일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