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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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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수산식품 R&D 투자 현황과 선진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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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이희재
농경나눔터 농정포커스 | 2011년 6월호
 이 희 재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전략기획본부장)

 

1980년대의 농산물 시장 개방 압력, 1990년대의 우루과이라운드(UR) 타결과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2000년대의 도하개발어젠다/자유무역협정(DDA/FTA)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 농림수산식품 산업은 급속한 환경 변화를 겪고 있다. 이와 맞물려 농림수산식품 관련 정부의 R&D 정책도 개방화와 국제화에 대응하는 첨단 기술 개발을 주요 이슈로 삼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는 신성장 동력 확보와 저탄소 녹색 성장을 위한 미래 지향적 기술의 개발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를 뒷받침할 기술의 요구 또한 대량 연중 생산 기술과 다수성 품종의 육성 기술, 기계화와 자동화를 통한 생력화 기술 등으로부터 안정성과 고부가가치에 초점을 둔 융·복합 기술과 실용화·산업화 기술로 변모하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는 개방에 따른 글로벌화, 인구 구조의 변화와 기후 변화, 양적 가치로부터 질적 가치로의 변화, 급속히 이루어지는 기술의 진보 등의 메가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농림수산식품 산업도 1차 산업에만 머무르지 않고 2차 산업인 제조 산업뿐만 아니라 3차 산업인 서비스 산업과 문화 산업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맥락의 6차 산업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R&D의 한계와 도약

오늘날 농림수산식품 산업은 융·복합과학 산업으로 도약하고 산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R&D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농림수산식품 R&D를 통해 다가 올 바이오 경제 시대를 둘러싸고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기술 패권주의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정보기술(IT), 생명공학산업(BT), 나노기술(NT), 환경기술(ET) 등 첨단 융·복합 기술의 응용 연구, 지역 및 민간 R&D 혁신, 기술 역량 강화에 기반한 산업화 촉진, 삶의 질 향상 등을 위한 R&D의 활성화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농림수산식품 분야의 R&D 투자가 지난 십여 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늘어 왔으나 아직까지는 정부 R&D 투자 총액의 5.8% 수준이고 산업의 GDP에 대비하면 1.7% 수준에 불과해 R&D 사업의 지원 규모가 작은 한계점이 있다. 또한 농림수산식품 분야 R&D가 국가 연구기관 중심으로 추진되어 기술 개발의 성과물을 현장에 무상으로 보급해 온 까닭에 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인 민간의 R&D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뚜렷하지 않았고 민간의 R&D 추진 활성화를 위한 기술 이전이나 사업화를 위한 정책 프로그램의 개발 역시 미흡했다.

한편 정부 R&D의 투자 방향과 중점 개발 기술에 대한 조정과 합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채 분산되어 R&D가 추진되어 온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로 인해 농림수산식품 분야 R&D 추진 체계 간의 유사·중복성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R&D 사업의 정책과의 연계성 역시 부족했다. 그 외에 학제 간 또는 산업 간 융·복합 대형 R&D 과제의 발굴과 기획에 필요한 역량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던 것과 농림수산식품 분야의 R&D를 담당할 전문 연구 인력도 충분하게 육성되어 오지 못했던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지난 2009년 4월 농림수산식품과학기술육성법이 제정된 이후 농림수산식품 분야 R&D는 도약의 전기가 마련되었다. 육성법에 의거해 설치된 농림수산식품과학기술위원회가 농림수산식품 분야 R&D 정책과 투자를 총괄 조정하는 기능을 담당해 그동안 자주 지적되어 왔던 분산·중복 투자의 문제점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바람직한 R&D 추진 방향

앞으로 농림수산식품 분야 R&D 추진을 더욱 선진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통합·협업형의 R&D 추진 체계를 수립하고 추진 기관별 역할 분담을 보다 명확히해야 할 것이다. R&D 투자의 규모와 범위, 우선순위 등을 부·청의 공동 기술 수요 조사와 기획을 바탕으로 일원화된 총괄 조정을 통해 결정해야 할 것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범부처 간의 적극적인 공동 기획으로 정부 R&D의 투자 확대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민간 기업의 연구 활동을 촉진하는 환경을 꾸준히 조성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한편 앞으로의 농림수산식품 분야 R&D 추진은 기술 정보에 대한 철저한 조사 분석과 미래 요구 기술을 정확하게 예측하여 마련한 종합적인 로드맵에 맞추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미 개발된 기술의 수준과 영향을 평가함은 물론 기술 동향에 대한 정보를 수집·축적하고 분석해야 할 것이다. 이는 금년 하반기부터 가동될 농림수산식품 R&D 통합정보서비스(FRIS) 하에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수요자 중심의 R&D 추진이 가속화되도록 R&D 사업의 선정·관리·평가의 체계를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하여 운영 시스템을 내실화해야 할 것이며 이를 담당할 전문 인력의 양성과 역량 강화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농림수산식품 분야 R&D 투자가 확대되고 추진 체계의 선진화가 이루어진다면 농림수산식품의 생산 기술은 물론 생명산업 육성을 위한 기술,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자원·환경·생태 기술, 고품격화·고부가가치화 기술 등이 성공적으로 개발·산업화로 연결되어 향후 농림수산식품 과학 기술이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에 커다란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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