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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마인드로 농업선진화 앞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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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정호
농민신문 시론 | 2011년 10월 05일
김 정 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올 들어 농림수산식품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말까지 수출액은 전년 대비 농산물이 31%, 축산물이 27% 증가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농식품 수출이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농축산물 수출은 우리 농업이 국내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로 뻗어 나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출 진흥을 통해 성장한 한국 경제가 개방화라는 시련을 이기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10위권 수준에 올라와 있듯이, 우리 농업도 수출산업으로 발전하여 선진국 대열에 동참해야 한다.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경제 선진화를 이룩한 경험을 이제 농업부문이 배우고 실천해야 할 때이다.

 

 돌이켜 보면, 1960년대 이후 우리 농업은 시장 대응이라는 관점에서 대략 세단계의 변화를 겪어 왔다. 첫번째는 1970년대까지의 식량 부족 시대로, 내수(內需)시장에 만족해도 충분한 시기였다. 식량 확보가 국가 시책으로 자리 잡아 정부는 쌀 생산을 독려하면 되었고, 농민들은 무엇이든지 생산하여 시장에 내면 팔리기 때문에 마케팅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농정의 핵심 과제도 농업생산을 근대화시키는 것이었다.

 

 두번째 단계는 내수시장의 포화를 경험하는 1990년대 후반까지이다. 쌀 자급을 달성한 이후 경지 이용은 식량작물에서 채소와 과일 등 원예작물로 전환되었고, 육류 소비가 증가하면서 축산업이 빠르게 증가하였다. 시장에서 돈이 되는 ‘소득작목’이 주산지를 형성해 가는 상업농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우루과이라운드(UR) 타결을 필두로 시장 개방이 진전되면서 1996년부터는 농산물 실질가격의 하락 추세가 가시화되고, 2000년대 초반까지 경기침체로 농업총생산액의 정체현상(대략 35조원 박스권)이 지속되었다.

 

 세번째 단계는 2000년대 들어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을 계기로 농산물 수출이 농업경영 전략으로 부상하는 오늘날의 변화이다. 정부는 최근의 농업성장 정체가 내수의 한계 때문이라고 진단하면서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런 정책에 힘입어 농업인들도 수출농업을 통해 소득을 올려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품목단체와 지방자치단체가 농축산물 수출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농업총생산액도 2008년부터 빠르게 증가하여 작년에는 41조6,000억원을 기록하였다. 농축산물 수출이 생산을 견인하고 있으며, 나아가 농업과 식품산업이 연계하여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시장에만 의존했던 우리 농축산물이 해외로 진출하면서 세계시장과 소비자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생산방식이나 상품화 전략을 시도하고 있는 사례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내년에는 국산 <캠벨얼리> 포도가 호주에 수출될 전망이다. 최근 농식품부는 호주 농업부와 한국산 포도 생과실에 대한 수출요건 등을 합의하고 연내에 행정절차를 마무리하여 2012년산부터 수출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호주가 남반구라서 계절적 요인도 있지만, 포도주 수출국에 우리의 생과실을 수출한다는 포도협회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이런 수출 마인드가 우리 농업의 선진화를 앞당길 수 있으며, 농축산물의 생산·저장·가공·물류·유통 등의 전반에 걸쳐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선진화가 진행될 것이다. 농업이 선진국형 산업이라는 비전을 후발국들에게 전수시킬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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