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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양파 저장업체 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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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성우
KREI 논단| 2012년 6월 8일
김 성 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마늘·양파의 계절이 다가왔다. 마늘과 양파 모두 음식에 곁들이는 양념이지만 스테미너 향상 등을 위한 건강식품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 유래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인류는 약 4000여 년 전부터 마늘과 양파를 먹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마늘은 우리나라의 단군신화에도 나올 정도로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한 작물이다.

 

  마늘과 양파는 1년생 작물로 5~6월에 수확하여 익년 4월까지 저장 출하되기 때문에 어느 가격에 구입하여 저장하느냐에 따라 저장 출하기 가격과 저장업체들의 손익도 결정된다.

 

  2011년에는 마늘·양파 저장 출하기 가격 때문에 저장업체 유통인들이 힘든 한 해를 보냈다. 2011년산 마늘은 전년보다 생산량이 7% 많았지만 평균 입고가격은 kg당 3,500원으로 전년보다 12% 높았고, 양파 생산량은 6% 많았지만 평균 입고가격 또한 kg당 550원으로 전년보다 11% 높았기 때문이다.

 

  2011년산 입고 가격을 기준으로 유통비용과 저장비용을 감안한 마늘·양파의 손익분기가격은 kg당 각각 4,500원, 750원이었어야 하나, 마늘과 양파의 2011년산 실제 연평균 가격은 각각 kg당 3,880원, 670원으로 유통비용과 저장비용을 맞추지 못하고 큰 손실이 발생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농협의 수매가격 결정과 깊은 관계가 있다. 일단 농협의 수매가격이 결정되면 농가들이 그 가격 이하로는 저장업체 및 유통업체와 계약하기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마늘·양파 수매가격은 수매가 처음 시작되는 제주의 A농협과 무안의 B농협 수매가격이 당해 연도의 다른 농협의 수매가격과 저장업체의 입고가격을 결정하는 기준 가격을 제공한다.

  

  금년산 마늘 생산량은 전년보다 12% 많지만 올해 시작한 제주 A농협의 수매가격은 kg당 3,200원으로 전년(3,030원)보다 높게 결정되었다. 생산량이 증가한 만큼 수매가격은 하락되어야 하나, 생산량이 증가하였는데도 수매가격은 오히려 높게 결정되었다. 양파는 더 심각하다. 금년산 양파 생산량이 전년보다 21% 적고 산지에서는 작황이 나쁘다는 분위기가 있어 수매가격이 생산량 감소분보다 더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제주의 A농협과 무안의 B농협에는 조합장 선거가 금년 하반기에 있어 수급과 상관없이 수매가격을 상승시키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저장 입고 가격이 높을 경우 단기적인 최대 수혜자는 마늘·양파 농가들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경우에는 오히려 해당 농가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2012년 농협에서 마늘·양파를 수매하기로 한 계약 재배 비율이 전체 생산량에서 마늘은 13%, 양파는 20%에 불과하다.

 

  직거래나 친지들을 통해 판매되는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물량은 저장 유통인들이 구매하고 있다. 저장 유통업체들이 어려워져 도산에 이르게 되면, 판매처를 축소시켜 궁극적으로 해당 농가들의 판로를 차단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또한, 저장유통업자들은 마늘·양파를 입고된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하기 위해 무리한 출하조절로 시장 가격을 왜곡시킬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정부의 수입물량 방출로 악순환도 초래될 수 있다.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으나 작년에 마늘·양파를 저장한 많은 업체들이 도산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소식은 마늘과 양파를 취급하는 대부분의 관계자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금년에도 저장업체들이 입고 가격을 작년과 같은 분위기로 생산량의 증감분과 관계없이 높게 책정할 경우 많은 저장업체들은 도산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2012년산 마늘 생산량은 전년보다 12% 많고, 양파는 21%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추정된 생산량을 기준으로 2012년산 마늘의 연평균 가격은 kg당 3,200원, 양파는 810원으로 전망된다. 이 가격을 기준으로 합리적인 손익분기 저장 입고가격이 결정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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