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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역농협의 농업경영사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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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태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뉴스레터 세계농업| 2009년 01월
김 태 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건실한 농업경영이 지역농업을 유지하고, 이것이 한 국가의 농업의 장래를 결정한다. 일본 농업은 가족경영 중심의 농업구조이다. 가족경영은 시간의 경과와 함께 경영적으로 규모를 확대하고 법인화하는 등 기업적 경영으로 발전하는 소수 계층과 규모를 축소하여 자급자족적 농업이나 취미 농업으로 후퇴하는 다수 계층으로 분화한다.

후자는 전자와는 달리 경제논리로 존립이 불가능하여 작업위탁이나 임대를 통하여 규모축소의 길을 걷는다. 경작을 포기하면 농업경영의 소멸과 지역농업 쇠퇴로 이어진다. 이러한 우려에 대응하여 가족경영을 보완하거나 대체하는 새로운 움직임이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역농협이 가족경영을 보완·대체

농작업 수탁조직의 활성화, 일정지역을 단위로 한 경영의 조직화, 일반기업의 농업진입, 그리고 지역농협의 농업경영 사례 등이 그것이다. 이 중에서 지역농협이 농업 발전을 위해 활동하는 사례를 살펴본다. 농협은 농업경영, 농업법인에 대한 출자, 농작업 수탁, 영농지도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하여 농업진흥에 기여할 수 있다.

일본 농협은 조합원과 지역농업을 대상으로 하는 '영농지도사업'을 얼굴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개별 농가에 대한 기술·경영 지도를 비롯하여, 지역농업 발전계획 수립, 농지이용조정, 농업조직 육성, 작목반 지원 등이 주된 내용이다. 최근에는 후계자 확보와 육성, 친환경농업 추진, 농산물 안전성 지도 등도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다. 이러한 업무를 담당하는 자가 '영농지도원'이며, 2005년 현재 전국에 1만 4,385명에 달하며, 지역농협당 지도원수는 1990년 5.3명에서 2005년 16.2명으로 늘어나고 있다.

쌀 생산조정이 정부에서 농협으로 이관됨에 따라 지역농협이 논농업비젼을 만들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한다. 종전의 쌀 생산조정이 단순한 '쌀의 감산'에서 논농업의 '전략품목 육성'이라는 관점으로 전환되어 정부는 예산확보, 농협은 지역에 적합한 산지육성전략 수립과 실현이라는 농업진흥의 엔진이 되고 있다.

미야자키현(宮崎?) 미야코노죠시(都城市) 미야코노죠 농협은 자회사 '애그리센터 미야코노죠'(ACM)를 설립하여 농업경영을 하고 있다. 경과를 보면 농협은 1970년대초 '농업기계은행사업'을 통하여 관내 농작업 수위탁의 중개?알선을 시작으로 하여, 농작업 수탁사업과 농기계 임대사업을 거쳐, 지역농업지원센터를 설치, 조합원에 대한 영농지원을 하는 등 지역농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최근 별도의 독립된 조직을 만들어 직접 농업경영에 참여한 것이 ACM이다.

ACM은 2001년 미야코노죠농협의 자회사로 설립되었다. 농업경영과 농작업수탁이 주요 사업이며, 2007년 현재 쌀·감자·고구마·대두·우엉 등을 합하여 38ha와 차 150ha를 경영하고, 연면적 2,865ha의 작업수탁, 그리고 수도 육묘?건조조제 등을 실시하고 있다. 정식직원 64명, 1년 계약의 임시직원 35명에 수시로 활용하는 등록직원 90명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하여 고용 창출과 지역농업 유지에 기여한다.

또한 인근 지역에 '농사조합법인 유메팜 타로보우'가 있다. 2004년 관내 182명의 농가와 지역농협이 출자하여 설립한 마을단위 영농조합이다. 150ha의 농지 중에서, 쌀 생산은 개별 농가들이 담당하고, 3년에 1회식 집단윤작을 실시하는 쌀 생산조정 농지를 대상으로 대두(27ha), 감자(21ha), 사료용 옥수수(29ha), 고구마(8ha)를 재배하고 있다. 216ha의 작업수탁과 퇴비생산(연간 512톤)도 겸하고 있다. 대두·감자·옥수수는 전작업 기계화를 실현하고 있다.

농협의 경영 사례는 미야자키현에서만 2008년말 현재 10개 법인으로 확대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정부 보조금을 포함해야만 흑자경영인 것이 불안요소이다. 농협에 의한 농업자원 보전이나 지역농업 유지라는 공익적 기능은 인정되고 있어 사업확대가 기대된다.

경영불안 해소와 조합원과의 경합회피가 과제

제도적으로는 농협이 직접 농업경영에 참가할 수 없다. 그래서 자회사를 설립하여 경영하거나 기존법인에 출자하여 경영에 개입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향후 농협의 직접적인 농업경영이 가능하도록 농협 스스로 제도 개선을 준비하고 있다. 농협의 농업경영은 앞의 사례에서 보는 한 지역농업 유지 등의 효과는 인정되고 있지만 경영성과에 대해서는 불안요소가 남아 있다. 또한 농협은 조합원인 농가와의 경합을 피해야 한다. 이러한 과제가 해결된다면 농협에 거는 기대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또 일본 농협의 '농업기계은행사업'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970년대 농협이 농작업 수위탁을 조직적으로 중개·알선하여 기계 이용과 농작업 효율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도입된 이후, 최근 농기계 이용조정, 수탁조직 육성 등에 의해 후계자를 확보하고 지역농업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기존의 수탁조직과의 경합 회피를 전제로 기계이용의 효율화를 위해 작업의 단지화를 통한 작업요금 절감이 수반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농기계임대사업에 참고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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