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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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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자재 가격 급등 원인과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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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권오복
KREI 논단| 2009년  2월 12일
권 오 복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2008년 농자재값 급등

2008년은 IMF 외환위기를 겪은 이래 농자재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해였다. 2008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의 농업용품 평균 구입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2% 상승하였다. 같은 기간 비료가격은 61%, 영농광열비 48%, 사료가격 36%, 영농자재가격 25% 올랐다. 농가들은 경영비가 올라 채산성이 악화되어 난방비 부담이 적은 타 작목으로 전환하거나, 영농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있었다. 또한 2009년 농업전망에서 발표된 바와 같이 2008년도의 경우 전체 농업생산액은 전년에 비해 증가하였지만, 농업생산액에서 농업경영비를 뺀 농업소득은 오히려 감소하였다. 이것은 난방비와 비료비와 같은 농업경영비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농자재가격, 환율·유가 등 외부요인에 취약

그렇다면 2008년에 농자재가격이 왜 이렇게 많이 오른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농자재가격의 가격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농자재는 일반 공산품에 비해 제조원가중 재료비 비중이 높은 편이다. 2007년 기준 비료, 농약, 농기계, 곡물사료의 제조원가중 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71%, 78%, 75%, 80%로서 제조업 평균인 70%보다 높은 편이다. 또한 재료비의 수입원자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농자재가격은 환율과 유가와 같은 우리가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환경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2008년 국제유가는 7월에 배럴당 140달러까지 올랐다가 그 후 하향세로 돌아서 최근에는 4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2008년 상반기까지 안정세에 있던 환율은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하반기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2009년 1월말 현재 13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비료를 만드는데 필요한 원재료 중에는 암모니아, 염화칼리, 인광석, 유황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원재료의 가격은 지난 한 해 암모니아 134%, 인광석 260%, 염화칼리 127% 등 큰 폭으로 상승하였다. 이에 더하여 환율 상승 효과를 감안하면 비료원가는 약 79% 상승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오염과 식품안전 문제로 사용량이 정체 내지 감소추세에 있는 농약의 경우도 원제의 89% 정도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수입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환율의 영향을 민감하게 받는다. 가령 환율이 25% 상승하면 농약제조원가에는 약 16%의 상승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농자재가격 급등대책 마련해야

국제유가와 환율이 안정되면 농자재 가격도 어느 정도 안정세를 유지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농자재 가격은 또 다시 요동칠 수 있다. 지난 해의 경험에서 나타난 분명한 사실 중의 하나는 농가경영이 자연재해로 인한 생산변동이나 시장개방으로 인한 가격 하락 이외에도 농자재가격의 급등에 의해서도 불안정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농자재 가격 급등에 대응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먼저 생산자들은 순환식 수막 시설과 보온덮개와 같이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난방, 보온시설을 이용하고, 태양 에너지와 지열을 더 많이 이용해야 할 것이다. 수입농자재에 대한 의존도를 완화하기 위해 청보리와 같은 대체사료를 적극 활용하고, 한계 농지 등에 조사료를 많이 심어 조사료 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축산과 연계한 자연 순환형 친환경 농업도 농자재 비용을 줄이는 훌륭한 수단이다. 또한 일본의 사료안정기금처럼 정부, 관련업계, 생산자들이 농자재가격안정기금을 조성하여 운영하면 농자재가격 급변에 어느 정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농자재업계도 원자재의 공동 구매 등을 통해 농자재를 농가들에게 안정된 가격으로 공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정체에 놓인 국내 농자재 시장의 활로로써 수출유망 농자재를 발굴하여 수출에 힘써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료용 곡물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해외사료곡물자원 개발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특정국가에 생산이 한정된 인광석, 염화칼리 등과 같은 광물자원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국가간 협력을 강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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