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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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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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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전상곤
KREI 논단| 2009년  7월  1일

전 상 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

 

최근 들어 곡물 가격과 환율 상승으로 사료비가 상승하고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재개됨에 따라 소비지 시장에서 수입육과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면서 육우 산업이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었다. 더불어 국내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 시행에 따라 과거 국내산으로 가질 수 있었던 프리미엄도 더 이상 누릴 수 없게 되었다. 그에 따라 국내 육우 비육농가들의 채산성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국내 육우 비육농가의 채산성 악화가 젖소 수송아지에 대한 수요 감소로 이어져 낙농가들의 부수입도 따라서 감소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육우란 무엇인가? 국내에서 유통되는 쇠고기는 크게 한우, 수입육, 그리고 육우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중 육우는 한우와 더불어 쇠고기 생산을 목적으로 사육되는 국내산 소이며 품종은 홀스타인이 주를 이룬다. 육우고기란 육용종, 교잡종, 젖소수소 및 송아지를 낳은 경험이 없는 젖소암소, 그리고 검역 계류장 도착일로부터 6개월 이상 국내에서 사육된 수입생우에서 생산된 고기를 포함한다.

 

2009년 3월 현재 국내 육우 사육 농가는 5,700여 가구이고 전체 육우 사육두수는 약 16만여두이다. 한육우 전체 사육농가가 18만여농가인 것에 비하면 육우농가의 비율은 약 3%에 지나지 않지만 한육우 전체 사육두수가 248만여두인 것에 비하면 육우 사육두수의 비율은 약 6%에 이른다. 도축물량을 기준으로 보면 전체 소 도축두수에서 육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기준으로 15%에 이른다. 국내 소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다.

 

육우산업의 위기는 무엇에 기인하는가? 한우와 육우는 생산측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기본적으로 품종이 다르다. 한우는 그동안 식용 고기소를 목적으로 가축개량이 진행된 반면, 육우는 젖소 암소의 산유량 증대를 목적으로 가축개량이 진행되어 왔다. 그에 따라서 사양 관리 방식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한우의 사양관리에서 조사료와 농후사료 비율이 대략 3:7인데 비해 육우는 사양관리에서 농후사료 비율이 90%를 넘어 구조적으로 수입 사료에 크게 의존한다. 따라서 수입 사료의 가격 변동에 따라 육우의 생산비가 크게 변하는 취약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품종과 사양관리 방식의 차이로 인해 한우의 1등급 이상 출현율이 2008년 54%인데 비해 육우의 1등급 이상 출현율은 11%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소비 측면에서도 육우 산업 위기에 대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수입쇠고기 증가에 따라 육우의 도매시장 경락가격이 하락하면서 2007년 7월 이후 젖소 수송아지 산지가격은 계속 하락하여 2009년 들어 두당 10만원대도 안 되는 가격으로 폭락하였다. 이러한 가격하락의 원인은 육우와 대체관계라 볼 수 있는 수입되는 쇠고기 수입량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광우병으로 중단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2006년 10월 재개되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증가하였고, 그에 따라 국내 육우에 대한 소비가 상대적으로 감소하면서 젖소 수송아지 가격도 동반 하락한 것이다. 이러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증가에 따른 대체효과는 고급육보다 저급육에서 더크게 나타났다. 1등급 이상의 도매시장 경락가격은 수입재개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2등급 이하의 가격은 수입재개에 큰 영향을 받으며 고급육과 저급육 간의 가격차이가 더욱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육우에 대한 소비 저하는 기본적으로 육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부족하여 생긴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많은 요인 중에 첫째, 한우는 그동안 자조금 사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한우 홍보 사업을 강화하여 소비자들의 한우에 대한 인지도와 신뢰가 높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육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정보의 부족과 홍보 부재로 육우에 대한 편견, 혹은 잘못된 인식으로 시장에서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둘째, 한우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브랜드화 사업을 통해 한우 전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각각의 브랜드로 연결하여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려 시도하고 있다. 반면, 육우는 대형마트 혹은 정육점 등과 같은 일반 매장에서 찾아보기 어렵고 전문매장도 극히 부족하여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향후 육우산업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수급 양쪽 측면 모두를 고려하는 대응방식이 필요하다. 먼저 생산 측면에서는 수입 사료에만 의존하는 사양관리 방식이 최선인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농가의 경영성과를 제고할 수 있는 사양관리 방식이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한우 사육농가의 평균 사육두수가 14두인 것과 비교하면 육우 사육농가의 평균 사육두수는 28두로 한우 농가의 약 두 배에 이르러 한우에 비해 규모화 측면에서는 장점도 있다. 사양관리 방식의 개선과 규모화의 장점을 잘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소비 측면에서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육우 가격 하락의 근본적 원인은 육우에 대한 소비자들의 잘못된 인식과 편견에 기인하고 이러한 오해가 수입육과의 차별성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에게 육우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로잡는 것이 급선무이다. 이를 위해 소비 홍보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고 과거 둔갑 판매로 인한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유통질서도 한층 더 투명하게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은 후, 소비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전략, 예를 들면 브랜드 사업, 육우전문 매장 설치 등과 같은 전략을 세운다면 육우산업 발전에 일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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