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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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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성장, 농민과의 의사소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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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허정회
KREI 논단| 2009년 11월 12일
허 정 회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원)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8.15 기념사에서 녹색성장을 향후 60년간의 국가발전 패러다임으로 제시하면서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2월,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가 출범하였고 4월에는 농림수산식품부 내에 「녹색성장정책관」이 신설되었으며 7월에는 녹색성장위원회가 “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5개년 계획”을 확정.발표한 바 있다.

 

  녹색성장에 대한 관심 증대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어서 세계 여러나라에서도 정책화를 통해 추진하고 있다. 미국 등 여러 선진국은 기후변화와 자원고갈 등 환경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가축분뇨와 같은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연료 생산을 추진하고, 국가별 여건에 맞는 바이오작물을 선택하여 재배하는 등 온실가스 감축과 녹색산업 및 기술 육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국가.국민의 관심에 비해 우리 농업 분야의 녹색성장은 아직 초보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생산 과정이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고비용 구조이며, 바이오매스의 에너지화 기술 수준은 초보 단계이다. 또한 농약 사용량이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어업에서는 폐타이어를 어구로 사용하는 등 친환경적 생산 활동이 미흡하다.

 

  이런 움직임 속에 최근 농림수산식품부는 농업부문 저탄소 녹색성장 추진을 위한 50개 실천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향후 5년간 26조 5천억 원의 국가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저감하고, 바이오에너지 생산과 친환경농산물의 공급 비중을 확대해 나가려는 것이다.

 

  비록 저탄소 녹색성장이 국가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패러다임으로 사회 구성원 모두의 공감을 얻고 있으나, 이를 위한 세부 정책을 추진할 때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쉽게 합의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미국의 경우, 상원 의회에서 추진 중인 기후변화 대응법안에 대해 여러 농민단체들의 반발하고 있음이 외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이른바 녹색 기술의 보급이 농민들에게는 당장 생산비 증가라는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에서 농민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보상책을 제시하였지만 각기 다른 입장의 농민들이 감수할 피해를 완전히 보상하기 어려운 만큼 농업계 전체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녹색성장에 대한 세부정책이 시행 단계에 접어들면 여러 가지 반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하나의 예로써 면세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현재 농업 부문은 농어민 부담 경감을 위해 면세유 지원 혜택을 받고 있으나 이는 화석연료 이용을 지양하는 녹색성장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는 면세유 지원 중단이 녹색성장의 일환으로 논의될 것이며, 이는 농민의 입장에서 당장 생산비 증가라는 부담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면세유는 하나의 단편적인 예시이며 이와 유사한 마찰들이 여러 부문에서 있을 수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이 기후 변화와 에너지 위기에 대응한 장기적인 해법으로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할 크고 작은 마찰의 소지에 대해서는 사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 시행에 따른 이해 당사자들에게 정책 변화에 대한 충분한 정보와 다가올 변화에 대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제공해야 한다. 특히 농업 분야 종사자들이 타산업에 비해 고령인구의 비중이 높으므로 정책 변화에 대한 정보력과 대응력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과정은 더욱 세심하게 배려해야 할 것이다.

 

  농업계의 노력 역시 필요하다. 농업인을 대표하는 농민단체나 지역의 농업리더들은 다가올 녹색성장의 물결이 어떤 식으로 피부에 와 닿을지 인지하여, 농업인들이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방향을 미리 고민하고 준비하는 스스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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