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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쌀, 아시아 생산감소로 국제가격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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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태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뉴스레터 세계농업| 2009년 11월
김 태 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쌀 국제가격이 상승기조로 전환되고 있다. 인도와 필리핀에서 기상이변에 의해 생산이 감소하고 수출국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국내 수급안정을 위해 수출이 줄어드는 등 아시아에서 불안요인이 발생하고 있다.

2008년 상반기 아시아에서 쌀 폭동이 있었다. 생산 감소와 주요 수출국의 수출금지로 가격이 폭등하고 물량확보가 곤란하여 식량폭동이 발생한 것이다. 세계 기아인구와 선진국의 빈곤인구가 동시에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시 쌀 파동이 발생할 것인지, 이에 대비한 대응책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세계 기아인구와 선진국의 빈곤율 확대

 

쌀은 아시아 몬순지역의 논농업에 적합하고 인구부양 능력이 뛰어난 작물이다. 주요 생산국은 중국을 비롯하여, 인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베트남, 태국, 일본 등 모두 아시아 국가다. 최근 국별 수급상황을 보면, 태국,베트남 등의 수출국과 인도네시아?필리핀?방글라데시 등 수입국, 중국?인도 등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국가로 명확하게 분화되고 있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 대만은 과잉 속에서도 일정수준의 최소시장접근물량을 수입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의 2009년 11월 전망에 의하면, 2009년산 세계 쌀 생산은 정곡기준으로 4억 3,210만톤으로 전년대비 3.1% 감소하였고, 소비는 4억 3,680만톤으로 0.3% 증가하였다. 재고율은 19.7%로 전년에 비해 1.1% 포인트 감소하였다. 곡물은 생산량 대비 무역량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이 중에서 쌀의 무역율은 6% 정도로 곡물 중 가장 낮다. 그래서 약간의 수급 변동이 대폭적인 가격 변동을 초래한다.

 

지난번의 쌀 파동은 의외로 큰 영향을 미쳤다. 다른 곡물과 마찬가지로 2006년 하반기 수요 증가에 의한 가격 상승이 계속되어 2008년 상반기에는 가격폭등에 따른 물량확보가 곤란하여 아시아에서 대 폭동이 일어났다. 필리핀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소비 증가, 이라크 수입증가, 베트남?인도?중국 등 수출국의 국내 수요량 확보를 위한 수출규제 등에 의한 것이었다. 2008년 5월 태국 수출가격이 톤당 1,000달러를 훨씬 넘어섰다. 이후 베트남의 수출 재개와 생산 증가, 세계 금융위기에 따른 수요 감소로 겨우 시장 안정을 회복하였다.

2009년 가격은 톤당 500달러 수준의 안정기조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공급부족에 의해 수급불안 사태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 세계 쌀 생산은 2000년 이미 4억톤을 돌파하였으나 2001년 3억 7,890톤으로 감소한 이후 7년 연속을 증산을 해왔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10월 초 금년 쌀 생산은 전년 대비 4% 정도 감소를 전망하고 있다.

 

가격 상승의 요인은 인도와 필리핀에 있다. 인도는 10월 중순이후 한발에 따른 감산이 예상되어 수입관세를 폐지, 300만톤의 쌀 수입이 보도되면서 시장을 교란하기 시작하였다. 인도는 금년도 쌀 생산이 지난해에 비해 1,700만톤 이상 감산할 것으로 미국 농무부는 전망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수입실정이 없었던 인도는 내년도 40만톤을 수입하게 된다.

지난해 쌀 폭동의 험한 경험을 한 필리핀은 생산증가와 안정적인 수입에 노력한 결과로 시장안정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태풍 피해로 10월 들어 내년도 수입쌀 입찰을 시작하였고, 더구나 수입량은 지난해의 230만톤을 상회할 것이라는 보도도 있다.

 

한편 최대 수출국 태국에서는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 정부가 비축을 늘림에 따라 수출물량의 그만큼 감소하고 있다. 태국의 장립종 수출지표가격은 톤당 600달러를 넘어섰다.  

향후 불안 요인은 남아 있다. 엘니뇨가 내년 봄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에서 쌀과 남미에서 대두와 옥수수 생산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국의 대응도 중요하다. 중국은 현재까지 95%의 자급률 목표를 유지하고 있지만 비축을 강화하면 시장교란이 일어날 것이다. 또한 달러 약세도 변수다. 시카고 시장에서 투기자금이 실수요자를 상회하고 있다. 투기자금이 곡물시장을 교란하는 것은 이제 구조적인 요인이 되었다.

세계 기아인구는 1990년 이후 8억 명을 추이하고 있었다. 그러나 2005년 이후 증가하기 시작하여 금년도 10억 2,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지난 6월 FAO는 전망하였다. 곡물가격 상승으로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낮아진 계층이 개도국에서 늘어났고, 금융위기 영향으로 실업이 늘어나고 소득이 감소한 결과다.

 

글로벌 시야에서 쌀 수급조절 필요

 

쌀 과잉에 고민하는 우리나라는 글로벌 시야에서 문제해결에 노력해야 한다. 도움받은 나라에서 도움주는 나라로 입장이 바뀌면서 '기여외교'가 국정과제이다. 현재의 공급과잉은 수급조정을 국내에 한정할 때 발생하는 문제다. '동아시아긴급쌀비축사업(EAERP)'이나 '세계 기아문제 해소'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시야에 넣어야 한다. 개도국에 대해 직접적인 쌀 원조를 비롯하여, 육종이나 생산기반, 농기계, 농법 등 높은 수준의 쌀농업 기술지원이 기여외교의 수단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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