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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농정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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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권용대
농경나눔터 농정포커스 | 2010년 1월호
권 용 대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선진국형 농업구조로 도약하기 위해서는산업화·실용화를 지향하는 기술혁신형 농정으로  나아가야 한다. 농정의 중심을 농식품 R&D의 개념과 범위를 확대하고 연구개발과 시장을 연계하는 데 두어 선진적인 농산업 체제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금년을 농어업혁명의 원년으로 삼고 경영혁신을 통한 농어가소득 안정, 농식품 산업의 미래 성장 동력원 확충, 안전 농식품의 수급안정, 농어촌 지역경제의 활성화 전략을 향후 10년의 농정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미래의 농업상을 논의하기 전에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당시의 농정은 어떠했는지 짚어보자.

 

정부, 금년 농어업혁명원년으로 삼고 경영혁신

2000년 1월 1일 정부는 세계화, 개방화시대의 급변하는 농정여건의 변화에 대응하여 21세기 농정의 틀을 담은 농업·농촌기본법을 제정·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동법에는 21세기 농업·농촌 혁신을 위한 농정방향의 재정립 의지를 담았다. 그에 따라 첫째, 농업인의 경영혁신 지원 및 자금지원, 둘째, 농업분야 지적재산권 보호, 셋째, 친환경농업의 육성과 농업정보화 촉진 넷째, 농산물 품질향상과 소비자지향농정 추구, 다섯째, 녹색 관광 등 도·농 교류 확대, 여섯째, 농업인 소득지원을 위한 다양한 직접지불제도의 도입, 일곱째, 지방농정 활성화시책의 강화를 비전과 전략으로 내놓았다. 지금 이 시점에서 오늘의 농정을 비교할 때 정부는 그동안 변화한 농업현실을 도외시한 채 다람쥐 쳇바퀴 도는 식의 구태 의연한 농정을 되풀이하는 듯하다. 특히 화두로 떠오른 농가소득 안정화방안은 과거 역대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해 왔으나 성공하지 못한 정책이다. 농가소득의 불안정과 침체는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당면 과제이나 선진 농업 국가도 고민하는, 우리라고 예외일수 없는 난제이다.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농산업

국민경제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농업의 산업적 비중이 상대적으로 축소되는 경향은 역사적으로 모든 국가가 경험하는 사실이다. 농업기술의 발달과 생산성 향상으로 농업생산력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잉여 농산물의 증가로 인한 수급불안과 가격하락이 일어나면서 농업은 성장하지만 소득은 줄어드는 소위 트레밀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게 된다. 우리나라 농업도 최근 수년 전부터 성장과 소득의 괴리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국내 농산물 소비시장이 포화상태로서 넘쳐나는 농업생산을 견인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쌀은 이미 공급과잉 상태이고 신선채소나 과일의 소비도 정체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축산물마저 내수 한계에 봉착해 있다. 또한 개방화된 시장에서는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즉시 수입이 이루어져 시장 개방이 진전될수록 농산물 가격의 하방 경직화로 인하여 소득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렇듯 도전과 시련이라는 변혁기의 우리 농업을 한 단계 도약시킬 농정의 좌표와 전략은 무엇일까? 농업은 이제 단순한 식량생산기능에서 벗어나 거대한 복합산업으로서 생산활동은 물론, 농업과 연관된 산업과 서비스지원활동을 포괄하는 농산업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생명공학(BT)과 정보기술(IT)같은 첨단기술의 접목으로 전통농업이 사라지는 반면, 새 직종이 생겨나 농산업은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선진국형 농업구조로 도약하는 방법

농산업은 단계별로 각각의 부문이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어느 한 부문의 활동은 전체부가가치에 시스템적으로 반응을 일으키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산업으로서의 농업이 다양화, 복합화하는 추세에 따라 농업문제를 다루는 정책적 영역도 보다 확대되고 다원화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농산업은 자원은 빈약하지만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우수한 농업 인력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무역자유화 추세에 부응하여 거대한 소비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 등으로 농산물 수출 시장을 넓혀 나갈 수 있는 입지 여건을 갖추고 있다. 또한 농식품의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전환으로 국산 농산물의 경쟁력을 높일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이렇듯 우리의 장점을 살려 선진국형 농업구조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산업화·실용화를 지향하는 기술혁신형 농정으로 나아가야 한다. 농정의 중심을 농식품 연구개발(R&D)의 개념과 범위를 확대하고 연구개발과 시장을 연계하는 데 두어 선진적인 농산업 체제로 전환하여야 할 것이다. 농업생산 부문의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과 소비자 요구에 맞게 고기능성, 고효율, 친환경, 정보기술 접목, 고품질, 안전성을 지향하는 연구개발정책으로 농산업 부가가치의 극대화를 추구해야 한다.

 

새로운 농정 패러다임을 위해 현실을 직시해야

현대는 농업기술의 변화속도가 빠르다. 기술진보가 농업구조와 시장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간과하고 기술수준이 고정불변이라는 가정하에 농정을 펼쳐나가면 여전히 성장과 소득의 괴리라는 늪에 빠질 것이다. 이는 농업기술의 변화가 농업 관련 산업의 가치사슬체계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후 새로운 농정 패러다임으로 접근할 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의 농업은 기술혁신과 함께 농업생산방식의 변혁, 농산물 무역의 자유화, 농산물 수요의 다양화, 농산업의 장치산업화, 농식품 산업의 비중 확대 등 다양하게 분화되면서 성장할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농정은 아직도 소농적 생계형 농업의 틀 안에서 갈 길을 찾고 있는 듯하다. 농산업의 본질적 변화를 직시하는 가운데 변화하는 농업 현실에 대응한 새로운 농정 패러다임을 도출할 때 우리 농업은 새롭고 혁신적인 선진 농업·농촌으로 진일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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