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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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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의 바람직한 미래상:도농 상생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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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태곤
농경나눔터 농정포커스 | 2010년 11월호
김 태 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지역산업팀장)

 

도시농업이 주목을 끌고 있다. 배경에는 도시민의 농업에 대한 관심 증가가 있고, 이것이 도시의 콘크리트 공간을 대체하는 새로운 문화가 되는 동시에 농업재생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도시농업이란 공간적으로 도시지역과 도시근교지역에서 행해지는 농업을 비롯하여, 도시민의 농업참여라는 관점에서 농업체험이나 도농교류·직거래 등을 포함한다. 도시농업은 단순한 생산의 영역을 넘어서 체험이나 학습, 교류, 정보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도시민이 농업에 관심이 높아진 배경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도시과밀이 농업과 자연에 대한 관심을 높게 한다. 농업은 도시공간에서 생태계를 보전하고 풍요로운 자연환경을 시민에게 제공한다. 도시가 과밀할수록 반자연의 텃밭농원이나 관광농원, 그린투어리즘에 참가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둘째, 글로벌화에 따른 식품안전성 문제에 있다. 농산물 무역이 확대되고 수송거리가 장거리화되면 잔류농약 문제가 빈발하고, 수송과정에서 환경문제도 등장한다. 이에 대한 관심이 높은 소비자일수록 농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셋째, 고령화되고 소득과 여가시간이 늘어나면 농업 참여가 높아진다. 이것이 정년 이후 농촌에서 보내는 국민 비율이 높아지고 인공적으로 생산된 상품이나 서비스보다는 자연이나 농업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게 된 배경이다.

 

도시농업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

도시민의 농업 참여는 다양한 형태로 진화한다. 첫째, 가장 활발한 것이 텃밭농원이나 가정원예 이용이다. 농업체험을 통하여 여가를 활용하고, 식물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환경이나 자연에 대한 중요성을 이해한다. 채소를 사서 먹는 것보다는 자신이 키워서 먹는 즐거움을 느끼고, 씨를 뿌리고 물과 거름을 주고, 식물이 자라고 꽃을 피우고 열매가 열리는 과정에서 유형·무형의 교훈을 얻는다.

도시지역에도 생업으로 하는 농업이 있다. 소비지에 인접한 입지조건을 살려서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농업지역에 비해 유리하다. 품목은 쌀, 채소, 화훼, 과수 등 다양하며, 특히 채소와 화훼는 고도의 기술집약적인 시설형 농업으로 발전한다. 일부 농가는 농장을 텃밭농원으로 전환하여, 회원들과 직거래하는 형태로 다각화한다. 이것은 고부가가치를 실현하는 새로운 경영모델이다. 반면에 도시농업은 농지전용의 가능성으로 불안정한 경영요인을 안고 있다.

최근 도시와 농촌 간 교류와 직거래 등이 활발하게 진행된다. 소득이 높아지고 여가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농업을 매개로 한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도시민이 농업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농업이 가지는 가치를 공유하게 되면 국산 농산물에 대한 수요 확대로 연결된다. 안전과 안심이 보장된다면 앞으로 인접한 근거리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중심으로 직거래가 확산될 것이다. 농업이 활성화하는 기회가 된다.

도시농업은 어떠한 모습으로 발전해야 할까. 도시농업은 쌀이나 채소, 과일 등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비롯하여, 체험이나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경관을 형성하면서 환경을 보전하며, 생물다양성을 유지하면서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등 다원적 기능을 발휘한다. 이러한 기능은 제조업이나 서비스업과는 달리 농업만이 가지는 특징이다.

도시가 과밀화할수록 도시민의 소득이나 여가가 늘어나고, 고령화할수록 다원적 기능은 높게 평가된다. 따라서 도시농업의 바람직한 미래상으로 우선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하고 고용과 소득을 창출하는 ‘경제적 역할’이 기대된다. 둘째, 국토를 보전하고 재해를 방지하면서 공기와 수질을 정화하고,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환경·생태적 역할’이 중요하다. 셋째, 체험이나 교류를 통하여 학습효과와 정서교육을 하고, 전통문화와 식문화를 계승하는 ‘사회·문화적 역할’을 담당한다. 넷째, 소비자와 생산자와의 교류나 직거래, 소비자에 의한 농업지원 등을 통하여 ‘공동체 형성 역할’을 한다.

 

다원적 기능의 확산이 농업재생의 기회

시장개방에 의한 충격과 고령화 등의 요인으로 농업은 침체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여 농업재생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요구를 적절히 파악하여 대응할 필요가 있다. 도시농업의 비전을 실현하고 농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우선 도시지역에서 안정적인 농업경영이 가능하도록 농지가 장기적으로 보전되어야 한다. 도시계획제도의 녹지지역을 ‘녹지지역’과 ‘농업지역’으로 구분하여, 농업지역에서 농지를 장기적으로 보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둘째,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텃밭농원의 공급을 늘려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텃밭농원은 개인이 개설하고 있으나 선진국 사례와 같이 지방자치단체가 개설하여 관련 편의시설 등을 함께 제공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셋째, 소비자와 생산자의 교류가 확대되어야 한다. 현재 교류와 직거래는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 생산자가 아름다운 농촌경관을 형성하고 안전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하는 것을 전제로, 소비자는 교류와 직거래 등을 통하여 안정적인 거래를 확대할 것이다. 이것이 도농 상생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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