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목록

KREI 논단

KREI 논단 상세보기 - 제목, 기고자, 내용, 파일, 게시일 정보 제공
정관장 인삼 중국 진출, 기대와 우려
4422
기고자 이동필
한국농어민신문 오피니언 | 2011년 4월 25일
이 동 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난 3월 22일 KT&G는 중국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연길시정부와 함께 ‘중국 법인설립 및 공장건설 등에 관한 포괄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였다. 현지에서 재배한 인삼을 원료로 중국인들의 취향에 맞는 건강기능성 상품을 개발, 판매하는 현지법인을 설립하기 위한 것으로 보도에 의하면 길림성 연길시에 10만6961㎡의 부지를 확보하여 오는 9월부터 공장을 건설하는데 우선은 180억원으로 200톤 규모의 생산시설을 하지만 2016년까지는 단계적으로 1372억∼1715억원을 투자하여 약 2000톤을 생산, 3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한다.

 

KT&G는 중국정부로부터 인삼산업발전기금지원을 비롯하여 재배용지 우선 보장, 기업소득세 감면 등의 지원과 함께 향후 법규 변경시 내자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해주는 것도 약속을 받았다고 한다. 중국은 2000년까지 홍삼 수입을 금지해 왔으며, 그 후에도 고려인삼의 수입을 엄격하게 규제해 왔다. 예를 들어 보건식품으로 분류하는 홍삼제품의 수출하는 허가를 받는데 2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제까지 홍삼제품을 수출한다는 것을 생각하기 어려웠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이번 MOU를 통해 의약품으로 거래되던 고려인삼을 약식동원이란 차원에서 식품으로 취급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니 인삼산업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고려인삼, 식품으로 취급 주목

 

이와는 달리 지난 2009년 8월에는 KT&G가 100% 투자한 한국인삼공사가 상하이법인을 설립한 이래 금년 3월 27에는 베이징법인을 설치하였다. 2015년까지 중국에 5개 지사와 100여개 직영점을 설치하여 2010년 3050만달러 규모의 중국권내 매출을 2015년까지는 1억5000만달러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바 있다. 한국인삼공사의 상품은 우리 인삼으로 생산한 6년근 홍삼제품으로 ‘정관장’이란 프리미엄 브랜드를 구사함으로써 KT&G가 중국삼으로 생산하는 저가제품과 차별화한다는 구상이다.

 

중국 국민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홍콩을 통해 수입해 온 ‘짝퉁 고려인삼’이 아니라 진품, 그것도 정관장 홍삼제품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홍삼은 1899년 설치한 궁내부 삼정과를 통해 국가가 독점적으로 제조 및 수출해 왔는데 ‘정관장’이란 1940년대 초부터 사용한 표시로 국가가 관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으나 2002년 민영화 이후 한국인삼공사가 독점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KT&G의 중국 진출이 우리나라 인삼산업에 미치는 양향은 무엇인가? 먼저 한국산 인삼을 이용하여 기능성 식품으로 가공, 중국에 수출을 늘린다는 것은 분명 원료삼 수요 확대를 통해 국내 인삼가격을 인상시키게 될 것이다. 이미 재배적지 부족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서둘러 논삼재배나 임간재배 등 새로운 인삼경작지를 확보하지 않으면 국내의 인삼제조업체들은 원료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

 

원료삼 수요 확대로 공급난 우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얼마 전까지 국영기업이던 KT&G의 현지법인이 중국에서 인삼을 재배하여 현지에서 가공·판매하는 것은 인삼의 재배 및 가공과 관련된 기술의 유출을 통해 평준화를 초래하고, 하찮게 여기던 중국삼의 가치를 인정함으로써 고려인삼의 고유한 품질과 명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고려인삼과 중국인삼은 국제시장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 처지인데 저가의 중국삼을 원료로 한 인삼제품은 분명히 고려인삼 시장을 잠식하게 될 것이란 점이다. 인삼에 함유된 Rg1이나 Rg3 사포닌성분을 추출하여 건강기능성식품의나 의약품을 만들어 판매할 경우 어떻게 고려인삼의 우위성을 지킬 수 있을지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저가 중국삼 시장 잠식 걱정도

 

그렇지 않아도 몇 해 전부터 중국은 장백산 일대에 유기농인삼 생산기반 확대와 가공산업 육성, 브랜드개발 등 인삼산업분야의 동북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민간기업의 합법적 해외투자를 막을 수도 없지만 중국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인삼은 농약을 많이 친다든지, 자기들이 인삼의 종주국이란 주장을 하고 있다. 세계적인 건강기능성 식품기업을 키우고 동북아 식품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은 높이 평가해야 하지만 그동안 쌓아 온 정관장의 명성이 오히려 우리나라를 향해 총부리를 들이대는, 그래서 수 천년 고려인삼의 명성을 잃어버리고 시장을 내주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정부는 물론 인삼산업계의 철저한 대비와 남다른 각오가 필요한 상황이다.

파일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