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목록

KREI 논단

KREI 논단 상세보기 - 제목, 기고자, 내용, 파일, 게시일 정보 제공
농촌형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성공전략
3905
기고자 김태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e-Newsletter| 2011년 12월
김 태 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글로벌화가 심화되고 고령화가 진전됨에 따라 농촌사회가 급변하고 있다. 농가소득이 정체와 감소를 반복하면서 계층간 격차가 확대되고 식량자급률도 하락하고 있다. 또한 전통적인 공동체 기능도 약화되고 있다.

 

  농업은 농가의 고용이나 소득 확보를 비롯하여, 국민이 필요로 하는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농업생산과 결합되어 국토·환경·생태를 보전하는 등 국민에게 다원적 기능을 제공한다. 현재 수행하는 농업의 역할과 국민의 기대 사이에는 괴리가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커뮤니티 비즈니스(CB)이다.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등장배경

  

  CB는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지역자원을 활용하여 비즈니스 방식으로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을 말한다. 지역적 특성과 시대적 과제에 따라 CB의 출현배경은 상이하다. 우리나라는 일련의 경제위기를 맞으면서 지역경제 침체와 지역간 격차확대에 대응하고, 일자리 창출과 소득 향상 등의 필요성을 배경으로 CB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나 CB와 관련한 사업은 부처별로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육성사업’, 행정안전부의 ‘자립형지역공동체사업’, 지식경제부의 ‘CB 시범사업’, 농림수산식품부의 ‘농어촌공동체회사사업’ ‘마을단위농업공동체’, 보건복지부의 ‘자활사업’ 등이며, 정책이 지나치게 선행하는 추세다. 아직 도입초기에 있는 CB이기는 하지만 이에 대한 지나친 기대도 금물이다.

 

 농촌형 CB의 세 가지 기능

  

  농촌형 CB란 농촌지역의 마을을 단위로 다수의 주민이 참여하여 지역자원을 활용한 소규모 사업체를 말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마을’이다. 마을이란 자연발생적인 지역사회로서 가구와 가구가 지연적·혈연적으로 연결되어 각종 집단이나 사회관계를 형성해 온 사회생활의 기초단위이다. 마을은 생활과 생산을 공유하는 독특한 기능을 가진다.

 

  우선 마을은 자원을 관리하는 기능을 가진다. 마을은 전통적으로 도로나 하천 등 사회기반, 사당이나 자연자원, 종교문화자원, 마을회관과 같은 공공시설 등을 유지 관리한다. 또한 마을은 생산을 보완하는 기능이 있다. 농작업을 공동으로 실시하고, 조수피해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하는 활동을 통하여 개별적인 생산활동이 가지는 한계를 보완한다. 그리고 마을은 생활면에서 상호부조기능을 한다. 관혼상제를 비롯하여, 축제나 전통행사, 재해시의 부조 등과 같은 공동체적 활동을 통하여 시장이나 도시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연대감이나 공동체의식이 형성되며, 이것이 지역사회의 안정과 풍요를 보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마을이 마을로서 기능유지가 불가능한 한계마을이 확대되는 것이 현대사회이다. 최근 마을이 붕괴하는 최대 원인은 과소화와 고령화이고, 여기에 충격을 가하는 것이 글로벌화에 의한 시장개방과 규제완화 등이다.

 

  농촌형 CB는 마을을 단위로 농업생산을 기본으로 하되, 생산한 것을 가공하거나 특산품을 개발하여 직접 판매를 하고, 또한 관광이나 교류를 통하여 지역전체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즉 농업생산이라는 1차산업에서 출발하여 가공 등의 2차산업, 그리고 직거래나 관광 등의 3차산업까지를 특정 지역에서 담당함으로써 일자리를 만들고 부가가치를 높여서 지역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공동체기능을 회복하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농촌형 CB는 세 가지 기능을 상정할 수 있다. 우선 마을이 가지는 전통적인 지연이나 혈연 사회에 기초한 ‘공동체적 기능’을 비롯하여, 일자리나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경제적인 과제를 해결하는 ‘지역경영적 기능’, 그리고 고령자와 여성, 다문화가정 등 혼주사회의 농촌사회에서 수요가 확대되는 복지나 사회적 약자의 니즈에 대응하는 ‘지역공익적 기능’ 등이다.

 

 농촌형 CB의 성공조건

  

  한·EU FTA에 이어서 한·미 FTA 등이 발효되어 앞으로 시장개방이 확대되면 농촌경제는 더욱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농촌실정에 적합한 CB 모델을 개발하고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급선무다.

    

  우선 CB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성과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충실한 창업계획이 요구된다. 창업계획의 수립에는 주민을 조직화하여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주민역량을 최대화하는 것을 전제로 준비해 나가야 한다. 비즈니스를 하는 취지와 사명감, 비전 등이 명확하게 설정되어야 한다.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가 주민간에 충분히 공유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역자원을 활용하여 지역니즈에 연계한 독자성이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마을주민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현재까지는 대부분의 경우가 정부 보조사업을 계기로 보조사업의 범위 내의 비즈니스에 그치고 있다. 지역주민 스스로가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를 파악하고, 지역 문제를 공유하여 문제해결을 시도하는 경우는 아직 드물다. 지역주민에 의한 지역문제를 CB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식과 자발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셋째 지역 고유의 자원을 발굴하여 비즈니스에 활용해야 한다. 현장에서 보면 친환경농산물의 생산과 직거래, 교류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생물다양성을 유지하는 농법을 비롯하여, 햇빛·물·바람 등 자연자원, 농촌경관, 전통문화 등을 발굴·개량하여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고, 지역브랜드화 하는 것이 ‘지역가치’를 극대화하는 수단이다.

 

  넷째 지역리더의 육성이 과제이다. 비즈니스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지역리더이다. 주민과 합의하여 CB를 창업하고 지속적인 경영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리더의 역할이다. 리더는 기본적으로 기획력, 정보력, 조직력을 갖추어야 한다. 지역에서 리더가 부재한 경우는 지역 밖에서 인재와 아이디어 등을 활용하는 것이 대안이다.

 

 마을단위 영농조합이 기본적인 사업체

 

  농촌형 CB의 바람직한 모델은 ‘마을단위 영농조합’이다. 이것은 주민합의에 의하여 생산을 조직화하되, 주민이 출자하고 노동에 참여하는 형태로서 농산물이나 가공품을 생산·소비하는 사업체이다. 이를 통해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는 단계에서 생산비 절감이 가능하다. 단순 노동이 필요한 채소나 화훼 등의 품목을 도입하여 고용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 지역자원을 활용한 가공품이나 특산품 개발하여, 직거래와 교류, 관광 등으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하여 일자리와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그리고 마을의 공통과제를 해결하는 등 공익성을 지향하여 지역가치를 고도화할 수 있다.

 

파일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