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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지역 문화산업의 현황과 육성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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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손재완
농경나눔터 농정시선 | 2012년 6월호
손 재 완 (안동시 학예연구사)

 

수려한 자연경관과 풍부한 문화자원

 

  안동의 면적은 서울의 약 2.5배에 달할 정도로 매우 넓고, 북에서 남으로 국가하천인 낙동강이 안동의 중심부를 관통하고 있으며 반변천, 길안천, 송야천 등 크고 작은 하천들이 다시 낙동강과 만난다. 안동 시가지가 낙동강과 인접하고 있듯이 안동지역 대부분의 마을들은 산을 등지고 강이나 하천과 마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안동의 어느 곳을 가더라도 산과 강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쉽게 감상할 수 있다. 조선시대 실학자인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영남의 4대 길지 중 3곳(하회, 내앞, 도산)이 안동에 있다고 하였는데, 이는 안동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사람이 살기에 매우 이상적인 고장이었음을 말해준다.

 

  오늘날 안동은 ‘정신문화의 수도’, ‘목조 고건축물의 보고’ 그리고  ‘지붕없는 박물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불교문화·유교문화·민속문화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다양한 전통문화가 가장 잘 보존되어 있기 때문이다. 2011년 기준, 안동시가 보유한 국가 및 지방문화재는 총 402점으로 농어촌 시군 중에서 가장 많다. 402점 가운데는 사찰·석탑·불상과 같은 불교문화재도 있지만 서원·향교·재사·정자·종택 등 유교적 생활양식을 엿볼 수 있는 목조문화재의 비율이 가장 높다. 한국의 민속문화를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하회마을이 2011년 7월 31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세계인으로부터 유산의 가치를 인정받았고, 한국 유일의 목조탈인 하회탈은 국보이자 대외적으로 안동을 상징하는 또 다른 얼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안동지역 문화산업의 현황

 

  현대사회는 상품의 공급이 증가하고 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상품의 사용가치나 효용가치보다는 상품에 내재된 상징적 가치를 더 중요하게 인식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음식을 먹어서 당장 배부른 것보다는 그 음식을 먹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를 더 중요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안동시는 안동의 고유한 문화에 내재된 가치를 관광 상품화하여 판매하고 소비시키는 데 관심을 기울여 왔다.

 

  안동의 ‘간고등어’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안동간고등어는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내륙이라는 지리적 여건과 과거의 유교적 생활양식인 ‘접빈객’ 문화가 결합한 문화상품이다. 안동 반가의 ‘접빈객’ 문화는 ‘찾아오는 손님을 내치지 않고 극진히 대접하는 것’으로 육류를 매번 대접할 수 없는 시대에 소금에 절인 고등어를 손님에게 대접하여 ‘그 댁에서 대접 잘 받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적합한 음식이었다. 같은 내륙지역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고장에는 없는 간고등어가 유독 안동에만 있고,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고등어보다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안동양반의 접빈객 문화가 간고등어에 스며있기 때문일 것이다. 안동포 또한 간고등어와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유교적 의례를 엄격히 준수하여 왔던 안동에서 제례복과 상례복의 대표적인 직물인 삼베의 직조기술이 발달하고 문화산업의 주요품목이 된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이다.

 

  안동지역은 소규모 자본으로 가족구성원이 직접 운영할 수 있는 문화자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대상은 종택, 재사, 서원 등인데, 안동시는 관내 약 450채 고택들 중 사업대상을 선정하여 화장실, 샤워시설 등의 설치비용을 지원하고 있으며, 또한 체험프로그램 운영비를 1가옥당 200~300만 원씩 지원하고 있다. 연차적으로 고택체험 대상가옥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지난 2011년에는 고택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가옥이 80여 개로 증가하였다. 2011년 고택체험 관광객은 7만 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연간 순수익이 1억 원이 넘은 가옥도 생겨나고 있다.

  

  안동시는 문화산업의 육성을 위해 지역의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공연산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공연산업으로는 하회별신굿탈놀이에서 착안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안동의 인물과 전설 속의 주인공을 소재로 한 실경뮤지컬 ‘부용지애’와 ‘왕의나라’가 있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수차례 한국의 대표축제에 선정된 바 있으며, 약 300개 업체가 축제진행에 참가하여 축제를 통한 고용창출 역시 322명에 이르고 있다.

 

문화산업의 육성방향

 

  노동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삶의 의미를 찾던 사회에서, 이제는 삶의 질을 윤택하게 하는 것에 관심을 쏟는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미래 안동의 문화산업은 첫째, 현대사회의 소비양식을 폭넓게 파악하고 안동에서 ‘여가보내기’를 유도하는 새로운 동기부여와 삶의 의미 찾기에 적합한 소재를 발굴하는 방향으로 설정해야 한다. 둘째, 발굴된 자원의 가치를 어떤 매체를 통해 소비자(관광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가에 주목해야 하며,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소비취향에 맞춰야 한다. 셋째, 문화산업의 성패를 경제적인 측면으로만 판단하지 말고, 안동시민의 삶의 질과 복지 향상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가를 따져보아야 한다. 시민의 삶의 질이 윤택해지고 즐거워야 축제나 각종 이벤트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관련 활동의 저변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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