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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농정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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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최세균
전남 새뜸 기고 | 2015년 8월 3일
최 세 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풍광수토(風光水土)라는 브랜드가 있었던 것처럼 ‘전남’하면 맛있는 음식과 수려한 농촌경관이 떠오른다. FTA 시대에 많은 식품을 외국에서 수입하지만 여전히 전남은 국민들의 먹거리 창고이다. 전남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경지면적을 보유하고 식량작물 생산량이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남은 전체 산업에서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비중이 전국 평균 보다 5배 가까이 높다. 그만큼 우리 농업의 문제는 전남 지역경제에 직결된다. 
 

중국과의 FTA는 우리 농업의 위기이기도 하지만 기회이기도 하다. 가격이나 양보다 건강과 안전을 중요시하는 수억 명의 소비자들이 가까이 있다는 것은 분명 우리 농업의 기회이다. 전남은 다른 지역에 비해 대중국 수출에 유리하다. 중국 수출이 많은 유자차와 밤가공품은 고흥과 광양의 농산물을 원료로 하고 있다. 전남의 우수한 농산물을 중국 시장에 더 많이 팔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중국 사람이 선호하는 유자차를 소재로 산지 견학과 가공 체험 그리고 판매까지 연계하는 전략이다.
 

우리 농업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 농업인의 고령화이다. 특히 전남의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희망도 엿보인다. 귀농·귀촌하거나 자발적으로 후계 농업인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전국적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 전남의 증가율은 더욱 높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2014년 40대 이하의 귀농·귀촌자 비중이 전국 평균은 39.5%인데 전남은 48%에 달한다. 미래의 농업에 희망을 거는 젊은 층이 전남지역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고령화된 농촌에 도시생활의 경험이 있는 젊은 귀농·귀촌자는 큰 자산임이 분명하다. 이들의 정착을 지원하고 활용하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다양한 농촌자원과 특산품이 있는 전남은 농업의 6차 산업화 추진의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농업의 6차 산업화는 농업인 기업가를 육성하는 것이다. 이는 정부 정책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지역단위에서 농업인, 상공인, 행정, 농협 등이 서로 연계하여 조직화된 행동을 추진할 때 6차 산업화의 성공이 앞당겨 진다. ‘전남 우수 농기업인 100선’ 등과 같은 전남판 6차 산업화 전략이 필요하다.
 

KTX 개통 이후 전남을 찾은 관광객이 눈에 띠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KTX의 개통은 전남 농업 발전의 또 다른 기회 요인이다. 전남으로 성큼 다가선 소비자들에게 전남 농업의 우수성을 알리고 이를 바탕으로 전남 농산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KTX 역에 다른 지역에서는 구입할 수 없는 선물용 농산물 가공품을 판매하여 소득도 올리고 전남 농산물의 우수성도 홍보하는 것이다.
 

한때 세계차원에서 생각하고 지역차원에서 행동하자(Think globally act locally)란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농촌관련 국책연구기관으로는 그 규모나 역할면에서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나주 혁신도시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37년 동안 축적한 연구 성과에 전남도의 현장감 있는 목소리를 더해 한 차원 높은 연구 결과를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발신하고자 한다. 한국 농업·농촌의 발전은 곧 전남 지역의 발전이기도 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전남이 상생을 위한 새로운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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