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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수난시대, 탈출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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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종인

농민신문 기고 | 2020년 1월 13일 
김 종 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지난해말 갑작스럽게 ‘못난이 감자’가 대중에게 많은 관심을 받은 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모양이 둥글고 일정한 형태를 갖춘 감자를 선호한다. 이 때문에 모양이 일정하지 않아 손질이 어려운 못난이 감자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상품성이 좋지 않은 못난이 감자는 농가 입장에서도 판매가 쉽지 않아 처치 곤란이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강원의 한 농가가 방송인 백종원씨의 도움으로 못난이 감자 재고 물량을 한꺼번에 유통 대기업에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일반 감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가격과 어려운 농가를 돕는다는 취지가 입소문을 타면서 30여t이나 되는 감자 재고는 이틀 만에 동났다고 한다.


농산물 소비가 부진한 요즘, 방송의 힘을 빌려서나마 농산물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늘어났다는 소식은 반가운 일이 틀림없다. 그렇지만 감자 과잉생산으로 판매처를 찾기 쉽지 않은 수급상황에서는 못난이 감자의 완판이 잘생기고 상품성 좋은 감자의 앞길을 가로막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못난이 감자의 완판을 마냥 즐거워하고 축하할 수만은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지난해 12월 대표적인 감자 품종인 <수미>의 평균 도매가격은 20㎏ 기준 2만원대 초반 수준이었다. 그 전년도 12월 가격이 4만원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 난 것이다. 이러한 가격 하락세는 지난해초부터 내내 계속됐고 올해 1월 들어서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감자값이 계속해서 저조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소비부진 탓도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생산 과잉이다.


주로 6월을 기점으로 생산돼 ‘하지감자’라고도 불리는 노지봄감자는 대체로 한해 전체 감자 생산량의 70%가량을 차지하는데, 지난해 생산량이 전년보다 20% 이상 많았다. 작황도 나쁘지 않았지만 같은 기간 재배면적이 15% 가까이 늘어난 것이 더 큰 원인이다. 여기에 노지봄감자 이후에 출하되는 고랭지감자 생산량까지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나 공급 충격이 가중됐다. 아직 가을감자 생산량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미 노지봄감자와 고랭지감자 생산량이 60만t을 넘어서면서 평년 감자 생산량인 55만t을 크게 웃돌고 있는 실정이다. 한해 만에 감자 소비가 갑자기 20% 이상 늘어날 리 만무하니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선 버틸 재간이 없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농가들은 지난해 왜 이렇게 감자 재배를 많이 늘렸던 것일까? 이유는 감자가격에 있다. 2018년에는 전년도 감자 작황이 이상기후 등으로 크게 나빠지면서 한때 감자가격이 평년값의 3배 수준으로까지 치솟은 적이 있었다. 이런 경험을 한 농가들이 2019년에도 소득증대를 기대하며 감자 재배를 많이 늘린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처럼 불안정한 수급으로 가격이 널뛰기하는 현상을 막고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을 통해 주요 농산물의 재배의향부터 작황전망까지 공표해 농가들의 합리적인 영농 의사결정을 돕고 있다. 감자가격의 변동성이 더욱 커지는 최근의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부터는 2월을 제외하고 감자 관측정보를 달마다 제공하고 있다.


물론 관측정보가 완벽할 수는 없지만 더욱 많은 농가가 이러한 정보를 토대로 합리적인 영농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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