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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농업과 기술 감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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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용렬

한국농어민신문 기고 | 2023년 12월 8일
김 용 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미래 농업에 대한 준비는 매우 중요하다. 미래 농업을 어떻게 정의하는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미래 농업이라는 용어를 생각하면 긍정의 의미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미래 농업이 기후 위기, 탄소중립, 저출산과 고령화, 글로벌 경쟁 심화 등과 같은 지금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더 좋은 환경에서 더 좋은 의미의 농업을 영위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있다. 기술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 농업을 둘러싼 도전들을 해결하고자 정부도 스마트 농업, 디지털 농업, 애그테크, 푸드테크, 그린바이오를 비롯한 신산업 육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AI(인공지능), ICT(정보통신기술), 바이오, 나노기술 등의 첨단 기술과 농업이 융복합되어야만 한다.

이를 가능케 하는 첫 단계가 기술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는 것이다. 기술에 민감해야 발전된 기술을 받아들이고, 활용하고, 융복합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잘 보여주는 곳이 있다. 매년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CES,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이다. 세계 최첨단 가전기술들이 선보이는 곳에 농업과 식품 관련 기술들을 가진 기업들이 등장해 있고, 화려한 조명도 받고 있다. 단면만 보면 이상하지 않은가? 국제가전박람회에 농업 관련 기업들이 등장하니 말이다. 이는 미래를 대비하는 ‘혁신’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농슬라로 유명한 미국의 농기업인 존디어(John Deere)다. 농기계회사라는 하드웨어적인 모습에서 소프트웨어적인 기업의 형태로 탈바꿈을 선언하고 혁신적인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AI(인공지능)와 IoT(사물인터넷) 기술, 바이오 기술 등을 무장한 무인트랙터 등 혁신을 선보였다. 2019년에는 대체육으로 만든 햄버거인 임파셔블 버거(Impossible Burger)를 선보이며 전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축산에서만 생산되던 고기를 활용한 햄버거 패티를 식물성 고기를 활용한 대체육을 이용하면서도 맛과 풍미를 잃지 않는 혁신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업인 엔씽도 IoT 기술을 반영한 모듈형 농장인 플랜티 큐브(Planty Cube)를 선보여 어떠한 조건에서도 농작물 생산이 가능한 모델을 제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2024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기대가 된다. 이렇듯 첨단기술은 농업에 깊숙이 들어와 있고, 앞으로 미래 농업을 위해 더욱 많이 활용될 것이다.


이뿐인가? 인공지능이 만드는 세상이 어떠할지에 대해 갑론을박이 많다. 챗지피티(ChatGTP)와 빙(Bing)으로 대변되는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가 화제다. 기술 감수성에 민감하게 되면 이러한 새로운 혁신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두려움보다는 설레임 등의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게 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자세를 갖게 된다고 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농업의 모습은 상상 이상일 것이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농업용 로봇 등 스마트한 농업이 이미 현실에 반영되고 있고, 그 끝은 어떠할지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다. 극한의 기후(극지역과 우주)에서 생산이 가능한 농업, 사람 없이 생산이 가능한 농업, 기존에 없던 새로운 먹거리 등장 등 기술과 농업의 융복합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이를 주도하는 빠른 기술 변화에 맞춰 나아가기 위해서는 ‘기술 감수성’을 키워야 한다.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정부를 비롯한 사회 공동체가 함께 하는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정보 공유 채널, 기술 활용에 대한 효능감 있는 교육, 어려움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공동체 등을 통해 기술에 대한 감수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기술 감수성이 향상되면 농업 관련 기술 투자에 대한 국민 공감대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 기술과 농업의 융복합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농업의 지속가능성 확보다. 기후 위기와 탄소중립 등으로 대변되는 지구 환경 악화에 따른 농업의 대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지속가능성 확보가 곧 경쟁력인 시대가 도래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서는 스마트한 농업이 필요하며, 농업이 스마트하기 위해서는 첨단 기술의 활용이 필수고, 이를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는 노력도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 기술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농업 혁신과 지속가능성을 갖춘 미래 농업을 위한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국민이 지지하는 방향의 미래 농업을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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