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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나눔터 11월호-농정시선] 논 타작물 전환 정책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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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타작물 전환 정책이 필요한 이유

 김종인 농업관측본부 곡물실 부연구위원

가을 들녘에서는 벼 추수가 한창이다. 올해는 이앙할 때 가뭄도 심한 편이었고 벼가 한참 자라야 할 시기에 비도 잦았지만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작황은 평년 수준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지 쌀값도 많이 회복된 상태이다. 올해 6월까지만 해도 구곡이 1990년대 중반 거래 가격인 12만 원 중반 수준까지 떨어졌었지만 7월 이후 회복세를 보여 10월 신곡 가격은 15만 원 초반대까지 회복되었다. 작년만 해도 쌀값이 급락해서 쌀농가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지만, 올해만큼은 추수하는 발걸음이 많이 가벼울 듯하다.
그러나 현재의 쌀값 회복세가 시장 수급 상황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가 아니라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이 불안한 요소이다. 쌀 수급 측면에서 보면 벼 작황도 평년 수준이었고 재배면적도 작년보다 줄어서 쌀 생산량은 작년보다 줄었지만 쌀 소비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어 올해도 여전히 공급이 수요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책 개입이 없다면 작년과 같은 가격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정부는 초과공급량뿐만 아니라 낮은 쌀값을 고려해서 추가적인 물량을 더해 시장에서 격리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였다. 정부의 발표 등에 힘입어서 신곡 가격은 이례적으로 10월 중순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올해 수확을 마친 쌀농가가 내년 농사를 계획할 때 마냥 안심하고만 있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2016년산 쌀의 경우처럼 쌀 가격이 급락한 상황에서는 시장심리가 얼어붙어 쌀 시장이 수급 여건에 비추어 봤을 때보다도 더욱 위축될 수 있어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지만, 정부가 이러한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쌀 가격을 지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미 시장격리를 수년간 실시한 탓에 현재 정부의 쌀 재고는 적정 재고 수준을 두 배 이상 초과한 상태이다. 따라서 쌀 수급불균형 상황을 근원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내년에는 쌀농가의 경영 환경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정부는 내년부터 논에서 벼 대신 다른 작물을 심으면 쌀 소득과의 차이를 보전해주는 타작물 전환 유도 정책을 실시할 계획을 세웠고 필요한 예산도 이미 확보한 상태이다. 곡물자급률이 23.8%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급률 제고를 위해서도 타작물 전환 정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와 유사한 정책인 논소득기반다양화 사업이 2011년부터 3년간 실시되었다. 사업 실시로 상당한 면적을 벼에서 타작물로 전환시키는 데 성공해서 쌀 가격 상승효과도 있었지만, 흉작 및 타작물의 공급 증가로 인한 가격 하락 문제 등이 겹치면서 정책의 실행 동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사업 종료 이후 타작물로 전환했던 농가 중 상당수는 벼 재배로 회귀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에 도입될 타작물 전환 정책은 타작물 공급 증가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벼 재배로 회귀하는 것도 최대한 방지할 수 있도록 세밀하게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농가의 고령화로 인해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쌀농사는 가장 기계화되어 있어 노동력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작물로 전환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타작물의 생산기반을 마련하는 것에 대한 지원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쌀농가도 쌀값이 회복세라고 안심할 때가 아니라 공급과잉을 해소하는 데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할 것이다. 정부와 농가가 협력하지 않으면 내년 쌀 시장 전망은 비관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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