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FTA 확대.한류열풍 ‘시너지’... K - 푸드 행사 열때마다 ‘구름인파’
보도일자:
2023-08-07
지난 6월 24일 베트남 하노이 빈컴몰 로얄시티점에서 열린 ‘K-푸드 페스티벌(K-Food Festival)’ 연계 홍보 행사가 베트남의 20∼30대 젊은 층 및 가족 단위 소비자 3000여 명이 몰려들면서 성황리에 끝났다. 이날 행사는 단순히 K-푸드를 마트에 진열해 홍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펫푸드’ 등과 연계해 큰 인기를 끌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FTA 경쟁력, 농업의 미래산업화 이끈다 (4) 해외로 뻗어나가는 국산 먹거리 올 1월 기준 59개국 21건 발효 갈수록 한국 ‘경제영토’ 넓어져 팝.드라마.영화로 韓호감 상승 음식문화에 대한 존중으로 연계 베트남선 페스티벌.쿠킹쇼 성황 인플루언서 등 참여해 인기몰이 한국산 먹거리 ‘K-푸드(Food)’가 국위 선양의 전사(戰士)로 급부상했다. 해외에서 한국을 알리는 데는 공산품보다 먹거리나 문화 상품이 훨씬 영향력이 크고, 효과도 오래 지속된다.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먹거리는 해외에서 ‘찬밥’ 취급을 받기 일쑤였다. 그 시절 영국 런던의 대형 백화점 식품관에는 우리나라 김치는 찾을 수 없고, 일본산 김치가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곤 했다. 기숙사에서 한국인 유학생이 공용 냉장고에 김치를 아무리 꽁꽁 밀봉해 넣어둬도 다른 학생들의 “냄새난다”는 불평을 듣던 시절이었다. 다른 나라의 발효 음식은 아무리 냄새가 심해도 불평하지 않으면서 유독 우리나라 김치는 냄새가 조금만 나도 눈치를 주곤 했다. 가장 큰 이유는 ‘익숙함의 차이’였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K-팝(POP), K-드라마를 필두로 K-컬처(Culture)가 전 세계에 퍼지면서 K-푸드에 대한 인지도도 급상승하고 있다. 특히 K-푸드의 전 세계적인 확산에는 자유무역협정(FTA.Free Trade Agreement)이 혁혁한 기여를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아무도 부정할 수 없다. FTA란 체결한 국가 또는 지역 간에 상품.서비스 교역에 대한 관세 및 무역장벽을 철폐함으로써 배타적인 무역 특혜를 서로 부여하는 협정이다. 우리나라처럼 상품과 서비스의 대외 교역으로 먹고사는 나라에 FTA는 반드시 필요한 협정이다. 올해 1월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협정을 체결해 발효까지 완료된 FTA는 21건이며, 대상 국가는 59개국에 달한다. 지난해 2월 기준으로 협상 중인 FTA도 한.중.일 FTA, 한.러시아 FTA 등 10여 건이다. 세계적으로 볼 때 영토가 작은 편인 우리나라가 FTA를 통해 사실상 ‘경제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당연한 일이기도 하지만, FTA를 체결한 나라에 대한 우리나라 농림축산식품 수출액은 크게 늘고 있다. FTA는 각국의 경쟁력 있는 상품에 대해 관세와 무역장벽을 폐지함으로써 모두가 ‘윈윈(win-win)’하는 상황을 지향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상대국의 수출액도 늘고, 그 결과는 FTA 체결국 국민 모두의 후생(厚生) 증대로 귀결된다. FTA 외에 코로나19 확산도 K-푸드 저변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많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의 급습으로 ‘집콕’을 강요받게 된 전 세계인들이 가정에서 섭취하는 식품 수요가 늘면서 우리나라 농림축산식품 수출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검역 협상 타결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온 것도 K-푸드 확산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가공식품과 달리 신선 농산물 등의 수출은 해당국 사이에 수출 검역 협상이 타결돼야 비로소 성사되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일 한국산 파프리카를 필리핀으로 수출하기 위한 검역요건 완화 협상이 타결됐다. 그동안 한국산 파프리카는 선박 화물로만 수출이 가능했고, 수출 검역 시 600개의 표본검사를 실시하고, 포장상자로 포장 및 봉인을 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 검역요건 완화 협상 타결로 항공 화물로 수출도 가능하고, 수출 검역 시 2% 표본검사로 바뀌었으며, 팰릿(대형 화물 운반대) 단위로도 포장 및 봉인할 수 있도록 해 한국산 파프리카의 필리핀 수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정부는 K-푸드 수출 증대를 위해 세계 각국과 검역 또는 검역요건 완화 협상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FTA를 통해 만들어진 농림축산식품 수출 길에 검역 협상 타결로 속도를 높이고 있는 셈이다. K-팝, K-드라마, K-영화 등 한류가 전 세계에 퍼지고 있는 점이 K-푸드 확산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상 이상이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우리나라 드라마나 영화가 계속 흥행몰이에 성공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문화 현상이 아니다. 전 세계인들이 우리나라 드라마 등에 나오는 K-푸드를 알게 해주고, 한국의 음식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를 갖도록 도와준다. 이런 상황이 되자 해외에서 K-푸드 행사만 열었다 하면 인파가 구름처럼 몰려들고 있다. K-푸드 행사라고 해서 ‘먹거리’만을 파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문화와 예술, 한국적인 정서(情緖)를 함께 파는 것이다. 일례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7월 25∼28일(4일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3 자카르타 FHI 국제식품박람회’에 참가해 총 800만 달러(약 104억 원)의 수출 상담 성과를 거뒀다. 올해 17회를 맞이한 FHI 박람회는 인도네시아 최대 규모의 국제무역박람회로 1995년부터 격년제로 개최되고 있다. 올해는 총 30개국, 762개 수출 업체가 참가해 다양한 식품을 전시했다. 6월 24일 베트남 하노이 빈컴몰 로얄시티점에서 열린 ‘K-푸드 페스티벌(K-Food Festival)’ 연계 홍보 행사에는 베트남의 20∼30대 젊은 층 및 가족 단위 소비자 3000여 명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현지 유명 요리 인플루언서와 틱토커가 참여한 떡볶이 K-푸드 쿠킹쇼는 큰 인기를 끌었다. 행사 관련 SNS 확산지수도 28만 뷰를 넘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업체들의 면면도 대단했다. 2010년 설립된 베트남 최대 유통업체 윈마트(Winmart), 2002년 설립된 베트남 최다 한국 식품 취급업체 K-마켓(K-Market), 2005년에 진출해 현재 15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롯데마트 등이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불고 있는 K-푸드 열풍은 우리 기업이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제품 현지화에 힘쓴 것과 함께 정부도 적극적인 수출 확대 정책을 통해 지속적으로 뒷받침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우리나라 식품.유통기업 등이 적극적인 마케팅과 시장 개척에 힘써 주기 바라며, 정부도 총력을 기울여 우리나라 농림축산식품 수출 증대를 위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 개척 + 현지화 + 정부 지원’ 3박자… 농축산식품 수출, 매년 최대실적 수출액 3년새 25.6% 급증 전 세계적인 열풍으로 번지고 있는 K-푸드(Food) 확산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농림축산식품 수출도 크게 늘고 있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9년만 해도 70억2570만 달러였던 우리나라 농림축산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말에는 88억2370만 달러로 25.6%(17억9800만 달러)나 급증했다. 올해 1∼7월 실적은 51억4310만 달러다. 우리나라 농림축산식품 수출액은 2019년 이후 매년 사상 최대치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으며, 올해도 사상 최대치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에는 우리나라 기업의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 및 제품 현지화와 정부의 강력한 지원 정책이 맞물리면서 농림축산식품 수출 실적의 ‘시너지(상승) 효과’가 나타나는 게 눈에 띌 정도다. 실제로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K-푸드 열풍을 이어가고, 농식품 수출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프랑스를 직접 방문하는 등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농식품부도 올해 농식품 수출 목표를 100억 달러로 정하고, 달성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 농림축산식품 수출액 증가는 가공식품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2019년 56억4450만 달러였던 가공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72억4710만 달러로 28.4%(16억260만 달러)나 증가했다. 2019∼2022년 사이 가공식품 중에서도 라면(4억6700만 달러→7억6540만 달러), 과자류(4억4090만 달러→6억2170만 달러), 쌀 가공식품(1억840만 달러→1억8180만 달러) 등의 수출 증가율이 높았다. 반면 신선식품 수출액 증가 속도는 가공식품 수출 증가 속도보다는 완만하다. 가공식품과 달리 신선식품 수출은 해당국 사이에 수출 검역 협상이 타결돼야 실제로 성사될 수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최근 농식품부가 수출 검역 협상 타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단계적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선식품 수출액은 2019년 13억8120만 달러에서 2022년 15억7660만 달러로 14.1%(1억9540만 달러) 늘었다. 인삼(2억1030만 달러→2억6970만 달러), 김치(1억500만 달러→1억4080만 달러), 포도(2350만 달러→3430만 달러) 등의 수출이 많이 늘었다. 제작지원 2023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