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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논단

K-푸드 수출, 이제는 ‘양’보다 ‘가치’다

202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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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누리 제 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기고자
김경필

농민신문 기고 | 2026년 4월 27일
김 경 필(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난해 ‘케이푸드(K-Food·한국식품) 수출’이 사상 처음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한국 식품산업이 본격적으로 글로벌시장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성과다. 한류 확산과 함께 케이푸드는 세계인의 일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정부 역시 이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외형적 성장에도 지금의 수출 구조가 과연 지속가능한지에 대해서는 냉정한 점검이 필요하다.

 

현재 케이푸드 수출은 양적으로는 확대되고 있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런 수출 구조는 가공식품 중심 성장, 특정 시장 집중, 품목 집중 심화라는 특징을 보인다.

 

최근 신선농식품 수출 증가율이 정체됐지만 가공식품은 최근 3년간 5∼10% 증가해 성장의 중심축이 신선농식품에서 가공식품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선농식품은 생산규모의 영세성, 기후변화에 따른 공급 불안정성 등으로 수출 확대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가공식품은 기술 기반 제품 차별화와 원료 조달의 유연성을 바탕으로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변화 속에서도 수출의 질적 구조는 충분히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수출 3대 시장 비중이 46%, 수출액 상위 5개 품목 비중은 40%로 아직 특정 시장과 일부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고 수출품목의 다양성은 제한적인 모습을 보인다. 특히 수출 상위 10대 품목 중에 신선농식품은 김치 1개에 불과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가공식품에 집중돼 있어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하다.

 

품목별로 보면 딸기와 라면은 수출단가와 수출규모가 동시에 상승하며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 포도는 수출 증가에도 가격 하락이 나타나 질적 개선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김치와 곡류 가공품은 가격 안정성과 수출 증가를 동시에 보이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품목으로 평가된다. 이런 차이는 향후 수출 전략이 단순 물량 확대가 아니라 품질과 부가가치 중심으로 재편돼야 함을 시사한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불안, 유가 상승 등 대외 환경 변화는 식품산업의 불확실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케이푸드를 지속가능한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식품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수출 구조의 질적 전환이 필수다. 신선농식품은 프리미엄 품질 경쟁력과 산지 조직화를 통해 안정적 공급 기반을 구축하고, 가공식품은 기술 혁신과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시장을 확대해야 한다.

 

정책방향 역시 이에 맞게 전환해야 한다. 무엇보다 수출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을 단순 수출액에서 벗어나 수출단가와 부가가치 중심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수출 주체들이 가격 경쟁이 아닌 품질 경쟁에 집중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신선농식품은 프리미엄 품질과 계약재배 기반의 안정적 공급체계를 구축하고, 가공식품은 기술혁신과 브랜드 경쟁력을 통해 고부가가치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또한 글로벌 가치사슬 변화에 대응한 현지화 전략과 국가 차원의 통합 브랜드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케이푸드 수출은 지금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수출규모 확대라는 1단계를 넘어 이젠 질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2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외형적 성장을 넘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단계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현재의 성과는 일시적 유행에 그칠 수 있다. 이제 케이푸드는 ‘양’이 아니라 ‘가치’로 승부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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