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푸터바로가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로고

  1. ENG
  2. 사이트맵 열기
  3. 메뉴열기

KREI논단

K-푸드 수출 확대, 국내농업에 뭘 남겼나

2026.05.22
35
공공누리 제 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기고자
정대희

농민신문 기고 | 2026년 5월 22일
정 대 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최근 케이푸드(K-Food·한국식품열풍과 함께 가공식품 수출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라면·간편식·음료 등 다양한 품목이 해외시장에서 호평받으며 농식품 수출은 한국 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실제 농식품 수출액은 2010년 40억달러 수준에서 2025년 102억달러를 넘어섰다케이푸드 수출 증가에 따라 국내 농업도 함께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 역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대가 현실에서 충분히 실현되고 있는지는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대표 수출품목인 라면의 핵심 원료 밀의 국내 자급률은 여전히 1%대에 머물러 있다소스류에 사용되는 고추·마늘 등 주요 원료 역시 상당 부분 수입에 의존한다수출은 늘어나지만 정작 국내 농업과의 연계는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통계 역시 이같은 흐름을 보여준다최근 농식품 수출은 가공식품 중심으로 확대되고신선농산물 비중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전체 농식품 수출에서 신선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9.7%에서 2025년 14.7% 수준으로 하락했다.

 

해외 사례는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프랑스 샹파뉴지역은 포도의 생산량과 품질 기준을 공동 관리하며 샴페인이라는 세계적 브랜드를 만들어냈다스페인 하몽 역시 돼지의 품종과 사육 방식숙성 과정까지 엄격하게 관리하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했다이처럼 유럽의 지리적표시제(GI)는 단순한 인증이 아니라 농업생산과 가공브랜드와 수출을 연결하는 가치사슬로 작동한다이들이 수출하는 것은 단순한 식품이 아니라 지역과 생산자에 대한 신뢰다결국 지역농산물과 생산자의 스토리가 제품의 차별성과 프리미엄을 만들고그것이 해외 소비자가 더 높은 가격에도 선택하는 이유가 된다.

 

중요한 점은 이런 브랜드 경쟁력이 자국시장의 소비자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됐다는 점이다최근 해외 소비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을 통해 현지 소비문화를 접하며그 나라에서 실제로 인정받는 브랜드와 상품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은 지역특산품과 지리적표시제도가 존재함에도 지역농산물의 품질과 차별성이 시장에서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생산자와 지역의 스토리 역시 소비와 제대로 연결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젠 가공식품 수출확대를 농업성장과 연결하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국산 원료 사용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계약재배를 통해 생산과 수출을 안정적으로 연결해야 한다또한 생산·가공·수출을 연계하는 지역기반 수출 모델을 적극 육성할 필요가 있다지리적표시제를 등록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 시장 프리미엄으로 연결하고 지역 역사와 생산자품질에 대한 신뢰까지 함께 수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수시장에서 프리미엄 소비 기반을 만드는 일이다품질과 안전성생산자와 지역 스토리를 소비자 신뢰와 연결하고 국내에서 먼저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국내 소비자에게 먼저 인정받는 상품이 결국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가공식품 수출확대는 분명 중요한 성과다그러나 그 성과가 농업의 성장동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절반의 성공에 그칠 수밖에 없다이젠 얼마나 수출했는가보다 수출이 국내 농업에 무엇을 남겼는가를 물어야 할 시점이다.

이전글
청년들이 농촌에서 공공의 일을 하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