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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논단

생활인구와 관계인구, 함께 만드는 도농상생

202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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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누리 제 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기고자
성주인

농민신문 기고 | 2026년 10월 30일
성 주 인(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방소멸 위기가 국가적 문제로 대두하면서 정부는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을 제정해 2023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해당 법에서는 인구감소 시·군의 생활인구 확대를 중요한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이는 정주인구에 일정 시간 지역에 머무르는 체류인구를 더한 생활인구를 확보해 지역의 공동화문제에 대응하려는 취지가 담긴 것이다.

 

생활인구 통계가 누적되면서 지방자치단체들도 생활인구 유치를 성과로 홍보하고 있다. 특히 경기 가평, 강원 양양·고성 같은 지역들은 정주인구의 10배를 웃도는 체류인구를 지닌 것으로 집계돼 인구감소 속에서도 지역경제를 유지할 새로운 수요 기반이 존재한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체류인구의 방문 시기, 체류 시간, 주요 소비처와 소비 패턴 등을 파악해 지역 진단에 활용할 수도 있다. 최근 행정안전부에서는 생활인구 규모를 지자체 재정 수요로 보고 보통교부세 배분 기준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국민의 생활 트렌드 변화를 반영해 비교적 최근에 도입한 생활인구라는 용어가 빠른 속도로 정책 영역에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인구감소지역에 체류인구가 존재한다는 것은 잠재적인 기회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를 지역활력 제고에 더욱 이바지하도록 만드는 일은 또 다른 과제다. 방문객들이 대형 숙박시설이나 지명도 높은 음식점 같이 몇몇 시설만 주로 찾는다면 체류인구 증가의 효과는 한정적이다. 특히 농촌 활성화를 위해서는 체류인구 증가가 지역 내 소비 확대로 이어지도록 체험마을·농가식당·농특산물매장 등 다양한 도농교류 시설 방문 기회가 농촌에서 제공돼야 한다.

 

생활인구의 소비를 유도할 농촌의 경제활동 주체를 늘리는 게 출발점이다. 그동안 정부는 이런 방향으로 농가들을 움직이는 데 주력했다. 농촌관광이나 농특산물 가공 같은 융복합산업분야로 농민들이 경제활동 범위를 확장하게끔 지원해온 것이다. 앞으로는 농촌에서 사업을 펼치기를 희망하는 청년이나 창업가를 농가와 연결해 새로운 경제활동 영역을 만들어내는 유인책이 요구된다. 농민들이 원료 생산을 담당하고 청년 창업자가 가공, 브랜딩, 온라인 판매, 외식, 체험관광을 맡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자체 차원에서는 창업 희망자를 유치하고 농가와 연결하는 일이나 로컬 창업의 초기 비용을 낮추도록 지역에 있는 유휴 자산을 활용하도록 하는 등의 지원책을 제공할 수 있다. 지역농협에서도 이런 일에 힘을 보탤 수 있다.

 

도시에는 농촌에서 사업을 펼치고 활동할 기회를 찾지만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처럼 농촌과 교류하며 활동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찾아내 일자리와 창업, 지역공동체 활동에 연결하는 일이 농촌 지자체의 생활인구 정책에서 지향할 방향이다. 생활인구를 늘리는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농촌에서 활동할 기회를 모색하는 ‘관계인구’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관계인구 창출을 통해 농촌의 미래 경제활동 주체를 육성하는 것은 양호한 도시 접근성이나 관광 여건으로 체류인구 유치에 유리한 지역에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다. 생활인구도 부족하고 인구 공동화가 심화하는 곳에서도 동일하게 시도해야 할 과제다. 생활인구를 넓히는 노력과 더불어 농촌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할 관계인구를 만들어가는 것. 두 흐름을 함께 키우는 데서 농촌소멸 대응의 해법과 도농상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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