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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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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유통 정책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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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임정빈
농경나눔터 농정포커스 | 2011년 2월호
임 정 빈   (농림수산식품부 유통정책과장)

 

 아주 가는 실뿌리로 흡수된 양분이 굵은 줄기를 거쳐 잎사귀 끝까지 전달되어 무성한 나무를 이루듯, 개별 농가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유통’이라는 줄기를 거쳐 개별 소비자에게 공급된다. 문제는 이러한 ‘유통’이 얼마나 원활하게 진행되어 중간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개별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가이다. 다시 말해, 생산된 농산물을 수집하는 산지단계에서부터 소비지로 이동하여 소비자에게 분산되는 전 과정에 대한 효율성 증대와 비용 절감, 이를 통한 생산자와 소비자의 편익 증대가 농산물 유통문제의 핵심이다.

 

그동안 성과와 문제점

정부는 그동안 농산물의 유통문제를 농정의 핵심과제로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개선을 추진해 왔다. 우선, 산지의 조직화·규모화를 위해 주산지에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건립을 지속 추진한 결과 2010년 말 기준 전국 318개소의 APC가 채소, 과수 생산량의 22.3%를 처리하고 있으며, 매출액 100억 원 이상의 대형조직도 31개소나 육성하였다.

농산물 유통의 중심으로 수집·분산 기능을 통해 산지와 소비지를 연결하는 공영도매시장 33개소를 건설하여 농산물 유통량의 48%를 처리하고 있으며, 소비지 유통망 확충을 위해 농수산물 종합유통센터 16개소와 1,000㎡ 이상 규모의 농협 하나로클럽 290여 개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생산농가의 경영규모는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산지유통조직도 대부분 읍·면 단위 수준에 머물러 조직화·규모화의 진전이 미흡하다. 특히, 노지채소류의 경우 영세한 경영규모화 노동력 부족 등으로 산지유통인과의 포전거래 비율이 높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도매시장은 경매위주의 거래방식으로 거래비용 및 하역비가 증가하는 등 효율성이 저하되고, 수급이 불안정한 경우 오히려 가격상승폭을 확대하는 문제점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유통구조 개선 TF팀을 구성하고 각계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 등에 대한 폭 넓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유통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하였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농산물 유통에서 생산자단체인 농협의 비중을 확대하여 중심 주체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수급안정도 담당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아울러 도매시장의 거래제도도 수급안정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그동안 배추 등 채소류의 경우 산지유통인이 전체 유통물량의 70~80% 이상을 취급하고 있어 농협의 역할이 미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앞으로는 채소류 유통에 있어 농협의 비중을 현재의 8%에서 2015년까지 50%로 늘려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계약재배 물량을 확대하고 3년 이상 다년 계약제를 도입하는 한편, 영농작업단을 구성하여 농가의 일손부족을 지원하는 등 계약재배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게 된다. 이렇게 생산된 농산물은 농협의 전국단위 도매물류센터를 통해 소비지에 직접 공급하는 체계를 갖추어 나가게 되며, 이 경우 현행 5~7단계에 이르는 유통단계를 3~4단계로 줄여 유통비용을 상당부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지유통인은 정부 수급안정 정책 대상에 포함하여 제도권으로 편입시켜 나가고 조직화를 통하여 장기적으로 품목조합으로 전환을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도매시장에 대해서는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고 하차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도록 정가·수의 매매를 확대해 나가고 경매가격이 일정수준 이상으로 급등 시 상승폭을 완화하기 위해 1일 상승률을 제한하는 ‘가격조정제’ 도입을 추진한다. 또한 도매법인과 중도매인 간 제3의 대금정산조직을 신설하여 거래 투명성을 확보해 나가고, 이와 병행하여 경매절차를 생략하고 직접 도매거래를 허용하는 ‘시장도매인제’ 확대기반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직거래 활성화를 위해 각 도별로 농업인이 주체가 되고 지역농산물이 중심이 되는 농업인 직거래장터를 확충할 계획이다. 금년에는 수요조사를 통해 일정규모 이상 정례 운영되는 장터를 도별로 1~2개소씩 설치하고, 장기적으로 성공한 장터를 모델로 설치를 확대해 나가게 된다. 또한 농수산물유통공사에 설치되어 있는 농수산물 사이버거래소의 B2B거래를 확대하여 온라인 직거래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농수산물 사이버거래소의 B2B거래액은 2009년 30억 원에서 2010년 1,755억 원으로 증가하였으며, 2015년까지 1조 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은 ‘지속적인 과제’

농산물의 유통을 효율화하는 것은 어느 한 순간에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의 노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과제’이다. 새로운 유통채널의 발달, 사회구조의 변화와 함께 농산물 유통환경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여건 변화를 분석하고 개선이 필요한 과제를 발굴하여 바람직한 유통구조를 만들어 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유통구조 개선대책을 말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또한 그러한 노력의 연장선 위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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