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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식료품 가격 왜 급등하나?-수확 적은데 수요는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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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태곤
매경이코노미 기고 | 2007-06-13
김 태 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세계 곡물시장에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급격한 소비 확대와 생산 정체 등에 의해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다. 이런 현상은 종전과는 다른 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호주의 가뭄과 같은 국지적인 생산 감소와, 중국·인도 등 인구대국에서의 소비 증가, 바이오 연료 등 제3의 수요 증가 등에 의해 곡물의 수급 균형점이 이동하는 게 특징이다. 지난 2월 22일 옥수수 가격은 부셸(무게 단위. 약 27kg)당 4.35달러, 대두 가격은 5월 25일 8.12달러를 기록했다. 각각 10년7개월, 2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세계 곡물 수급은 2000년 이후 수급 긴박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수요는 1인당 소비 증가와 인구 증가로 지속적으로 많아지고 있다. 반면에 생산은 정체와 변동을 반복하고 있다. 2004년 미국에서 생산 증가로 인해 일시 수급이 호전됐으나, 이후 공급 부족이 계속돼 부족분을 재고로 충당한 결과, 재고율은 대폭 감소하고 있다.

한편, 곡물 가격은 지난해 10월 이후 급등하고 있다. 급등 과정을 보면 먼저 호주의 가뭄으로 인한 소맥 가격 상승을 시작으로 미국에서 바이오에탄올 원료용 옥수수 수요가 옥수수 가격을 상승시켰다. 그리고 옥수수 가격에 끌려 대두 가격이 상승하는 형세가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승국면은 2000년 이후 누적돼온 결과이다.

여기에 새로운 요인이 하나 더 있다. 세계 곡물시장에 투기자금(헤지펀드)이 유입돼 가격상승기조에 편승, 가격을 더욱 증폭시키는 현상이다.

곡물수급 전망에 대해서 살펴보자. 먼저 생산 면에서 보면, 수확 면적과 단수가 중요한 변수이나 환경적인 요소나 지구온난화 등에 의해 생산 증대는 제약을 받고 있다.

수요 면의 변수는 △총 인구 △1인당 소비량 △연료용 등이다. 세계 인구는 2005년 65억명에서 2050년 91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UN은 전망하고 있다. 또 1인당 소비량은 소득요인으로 축산물 등으로의 급격한 증가가 예상된다. 예를 들면, 소득이 올라가면 곡물에서 축산물로 소비패턴이 변한다. 축산물 1kg 생산에 필요한 사료곡물을 옥수수로 환산하면, 계란 1kg 생산에 옥수수 3kg이 소요된다.

■ 국가·시장 간 쟁탈전 치열해질 듯 ■

최근 바이오에탄올 등 연료용 곡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농업부(USDA)에 의하면, 미국에서 연료용 옥수수 수요는 2005년 4100만톤(생산량의 14%)에서 2016년 1억1000만톤(생산량의 31%)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옥수수 가격이 상승하게 되고, 이에 연동해 대두 가격도 상승하는 구도는 계속될 것이다.

곡물은 소비 과정에서 직접 소비되거나 가공 소비된다. 가공제품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옥수수 관련 소비재는 식용품, 음료수, 빙과 등 식품을 비롯하여 종이류, 플라스틱, 약품 등 관련 제품과 가축 사료용 등이 있다. 특히 옥수수 가격은 사료 가격과 축산물 가격 상승에 직결된다.

이상에서와 같이 세계 곡물시장에서 새로운 수요가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에서의 연료용 수요 증가가 중요한 변수다. 여기에 중국과 인도에서 인구 폭발과 소득 폭발에 의한 수요 증가가 가세한다면 곡물시장에서도 ‘차이나쇼크’ ‘인도쇼크’가 일어날 수 있다. 향후 곡물 확보를 둘러싼 국가 간, 시장 간(식료용·연료용·사료용) 쟁탈전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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