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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수산식품부에 기대하는 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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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이규천
농수축산신문 시론| 2008-04-07
이 규 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설 농림기술관리센터소장)

 

새 정부의 정부조직 변화 중 농림부를 농림수산식품부로 확대 재편한 것이 의미하는 바가 아주 크다 할 수 있다. 쇠퇴하는 산업으로 보았던 농림업에 대한 시각으로부터 농림수산식품산업이 미래를 준비하는 성장동력산업으로 인식되게 하는 모습으로 태어났다. 이제부터는 구조적 조직에 맞는 기능적 체제정비가 관건이 될 것이다. DDA(도하개발아젠다)나 FTA(자유무역협정) 등 시장개방의 환경은 농림수산업에 우호적으로 변화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환경적 조건에서 우리 농림수산업의 르네상스기를 어떻게 창조할 것인가에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농림수산업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농정의 중요한 한 축이 R&D가 될 것이다. 농림수산식품은 모든 국민의 웰빙과 직접 연결되어 있으며, 동시에 국제적 인류의 웰빙과도 연결되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농림수산식품부의 R&D 정책은 우리 농림수산물의 생산자에게는 소득창출, 국내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먹을거리 제공, 해외시장개척을 통한 국부 창출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시장개방에 따른 수세적 대응에서 공세적 대응으로 농림수산업을 탈바꿈시키기 위해 농산품수출연구사업단을 금년부터 출범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R&D정책의 변화라 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기술개발사업으로 농림바이오기술 산업화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기초나 응용연구에 그친 기술을 산업화로 연결하는데 걸림돌이었던 죽음의 계곡을 극복하여 부가가치를 크게 창출하는 산업화를 지향하는 사업이다. 연구팀 선정을 위해 공모한 결과 미래의 성장동력을 농림수산식품산업에서 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 넘치는 엄청난 에너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호사다마인가 국가발전을 위해 해결해야할 문제 또한 만만치 않음을 느끼면서 씁쓸함이 마음 한 구석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다. 내가 가진 아이디어가 최고이며 내가 추진하는 연구개발사업이 최고라는 자신감을 갖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하나의 힘찬 추진동력이 됨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연구자들은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도 내 것과 같이 우수함을 인정하는 사회적 차원에서의 윤리적·도덕적 덕목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사회적으로 뿌리 깊게 팽배해 있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사업의 추진은 항상 이전투구로 상처받게 되어 미래지향적 발전에 사회적 에너지를 집결시키는 노력을 어렵게 할 위험성이 있다. 대국적 견지에서 다른 사람의 장점과 성공을 응원하고 그들이 성공하도록 협조하는 사회적 풍토를 만드는 일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더 한 것은 개인의 이익을 추진하기 위해 자신이 아는 모든 악습적 수단을 동원하려는 사회적 에너지 낭비가 너무 심하다는 사실이 우리를 슬프게 하기도 한다. 국가발전을 위해 필요한 훌륭한 아이디어와 뛰어난 연구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원할 수단이 없는 연구자가 국가발전에 동참하여 더 큰 국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연구관리 담당자도 해야 하겠지만 담당자가 소신과 열정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사회적 윤리의식이 절실하다.

 

식품이 농림수산과 같이 일관성 있게 추진되도록 한 기능적 구조는 엄청난 성장에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호기를 맞았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농림수산자원을 활용하여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식품산업과 수입 원료를 사용하여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식품산업의 조화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 것인가가 정치사회적으로 우리에게 부여된 고민과 갈등의 원천이 될 것이기도 하다. 연구는 자유롭게, 정책은 신중하게, R&D관리 담당자는 신명나게 일하는 사회․윤리적 분위기가 우리나라 농림수산식품산업이 세계적 명성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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