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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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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침체기 농업부문 배려는 충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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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배성
KREI 논단| 2008년 12월 02일

김 배 성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최근 우리 경제가 경기후퇴 국면을 지나 경기침체(recession)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경제성장률(실질 GDP, 계절조정 기준)이 2007년 4분기에 전기대비 1.7% 성장을 보였으나, 2008년 1~2분기 0.8%, 3분기에 0.6%를 기록, 올해 들어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더욱이 4분기 혹은 내년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2분기 연속해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면 경제가 완연한 침체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정의된다.

 

국내경제가 이와 같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예측은 2007년 1분기 이후 민간소비가 감소추이를 보이고 있는 등 내수경기 부진이 심화되는 가운데 그 동안 우리 경제의 성장을 지지해오던 수출마저 급격히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더불어 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대외적인 영향으로 보다 장기화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향후 우리경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긴 겨울이 지나면 다시 봄이 오듯이 경제는 불황과 호황을 거듭하면서 순환적인 변동을 반복한다. 통상 경기가 호황국면을 지나 경기후퇴가 시작되면 소비와 투자활동이 위축되고 이에 따라 고용이 줄어들고, 물가가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반대로 경기호황 국면에서는 소비와 투자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고용과 생산수준이 증대되고, 총수요의 증가로 물가도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와 같이 경제가 순환적인 변동을 거듭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가 최근의 경기침체에 대해 긴장하고 우려하고 있는 것은 국내경제 뿐만 아니라 주요국 경제가 동반 침체 상황에 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5년만에 최악의 침체라고 평가할 정도로 경기가 급격히 하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와 같은 경제위기 국면전환을 위해 지난 11월 3일 ‘경제난국 극복 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외환·금융시장 불안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실물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정의 경기대응 기능을 강화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서민의 고통을 완화해줄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한다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담고 있다. 정부의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정책으로 경기하강 국면과 기업과 가계의 어려움이 효과적으로 개선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그렇지만 이번 정부의 대책에서 농어업인에 대한 경영부담 완화와 생활안전 자금 지원을 확대한다는 내용 이외에 농업에 대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어 안타깝다. 현 경제위기와 농업은 무관한 것일까? 우리 농업은 경제위기와 상관없이 그 기능과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것일까?

 

우리농업은 경제발전과 산업화 과정을 겪으면서 농가인구가 지속해서 감소하여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70년 45%에서 2007년 7%로 감소하였고, 더욱이 농촌 및 농가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또한 재배면적 감소와 더불어 곡물자급율도 1970년 81%에서 2007년 27%로 급격히 감소하였다. 전체 경제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GDP 기준)도 1970년 29%에서 2007년 2.9%수준으로 하락하였다. 이와 같이 농업은 국내경제 내에서도 산업경쟁력이 취약할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농산물을 수입하는 등 해외 경쟁력도 취약한 상황이다. 우리경제가 향후 도하개발어젠다(DDA), 자유무역협정(FTA) 등 세계경제와 교류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경쟁력이 취약한 농업부문 위기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환율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고용, 소비, 수출 등 실물경기 지표들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최근의 경제위기는 농산물 수요 및 수출을 감소시키고, 농가 이전수입 및 농촌 관광수요를 감소시키고, 환율상승에 따른 농업투입재 가격을 상승시키는 등 가뜩이나 어려운 농업·농촌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다.

 

농업은 경제 내에서 산업경쟁력이 취약한 부문이지만, 생명산업, 환경산업으로서의 그 역할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지난 40년 동안 농업부문 위축의 어려움 속에서도 그 역할을 수행해온 농촌·농업에 대한 배려가 어려운 경제여건 하에서 도외시 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취약한 농업·농촌의 위기가 더욱 가중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번 상실된 농업·농촌의 기능은 회복이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이 보다 선호하고 있는 우리 농산물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 기반이 붕괴되지 않도록 하여야 하고, 또한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농촌고령화에 따른 농촌공동화 현상이 농촌붕괴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생명산업으로서 농업의 안전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다. 우리농업이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위기극복의 지혜와 농업부문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과 배려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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