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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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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세계농업 회고,
4231
기고자 김태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뉴스레터 세계농업| 2008년 12월
김 태 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2008년은 곡물가격 폭등 속에서 수출규제와 식량폭등이 빈발한 한 해였다.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한 교토의정서가 이행되었고, 포스트 교토의정서를 둘러싼 각국의 논쟁도 치열하였다. 세계 기아인구가 대폭 늘어나는 가운데 선진국과 개도국, 수출국과 수입국간에 격차가 확대되었다. 세계 금융위기가 농업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농업의 새로운 역할이 기대된다.

 

세계 농업에 불확실성과 리스크 증가

 

곡물가격은 2006년 9월을 기점으로 하여 급등하여, 2008년 7월 최고를 기록한 후 하락하고 있으나 12월초 가격은 급등이전 가격보다는 30% 정도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곡물가격의 폭등 요인은 아시아 등 신흥국의 소비증가, 바이오 연료용 수요증가와 같은 구조적인 변수와 국제자본시장에서 거액의 투기자금 유입 등을 생각할 수 있다. 투기자금은 2006년 8월 시카고시장에서 곡물의 프로그램 거래가 도입된 이후 대폭 유입되었다. 이것이 가격 상승기조에 편승하여 더욱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2008년 통상백서’에 의하면 2008년 5월 시점에서 투기자금에 의한 가격 상승분은 소맥 34.6%, 옥수수 46.7%나 차지하고 있다.  

2008년 상반기에는 수출규제가 심각한 문제로 작용하였다. 17개국이 수출금지를 비롯하여, 수출세 부과, 수출수량 제한, 수출허가제 등과 같은 수출규제를 실시하였고, 20개국에서 식량폭동이 발생하였다.   

자유무역은 식량안보에 기여한다는 주장이 무색한 한 해였다. 수출국의 수출규제에서 알 수 있듯이 식량에 대해서는 예외였다. 수입국이 식량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서는 대외적으로는 공정한 무역규율을 확립하는 한편, 국내 농업의 생산력을 유지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하여 선진국이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교토의정서의 이행기간이다. 5년간 선진국은 1990년 대비 6% 정도를 감축해야 한다. 또한 포스트 교토의정서를 둘러싼 논쟁도 치열하였다. 교토의정서 참가에서 이탈한 미국이 온실가스 대량 배출국인 중국과 인도의 참가를 요구하고, 세계 전체의 배출량 감축수준을 둘러싼 합의는 실패하였다. 다만 EU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20% 감축을 합의하여 세계를 선행하고 있다.

농업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산업이다. 이미 농산물 품질저하나 생산감소가 보고되고 있다. 농업부문은 온실가스 배출감소와 흡수대책을 동시에 강구할 수 있다. 내온성이 강한 품종육성을 비롯하여, 유기물 퇴비 투입증가, 무경운 재배, 목탄 등 토양개량제 시용, 다모작 재배 등 농법전환과 토양관리를 통하여 농업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

세계 기아인구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 FAO는 1996년 식량정상회의에서 당시 8억 4,200만명의 기아인구를 2015년까지 4억 2,000만명으로 반감하는 계획을 결정한 후 실행에 착수해 왔다. 실행초기 기아인구는 감소하였다. 그러나 곡물가격 상승 등의 요인에 의해 2007년 9억 2,300만명, 2008년 9억 6,300만명으로 늘어나고 있다.

반면에 수출국의 수출액은 대폭 증가하였다. 미국의 2008년도 농업부문 순수익은 869억 달러로서 사상 최고를 기록하였다. 과거 10년 평균 611억 달러보다 대폭 상승하였다. 농가 호당 소득도 86,798 달러로서 전체 가구 평균을 상회하는 등 부유한 생활을 즐기고 있다.

WTO 체제에서 자유무역의 일방적인 전개는 선진국?개도국간, 수출국?수입국간에 격차확대를 가속화하였다. 이것을 배경으로 DDA 모델리티 협상은 2008년내 타결에 실패하였고, 2009년의 과제로 넘어갔다. 빈곤문제를 포함하여 격차문제는 금융위기로 인해 더욱 악화될 것이다.  

세계는 지구촌의 온난화문제를 비롯하여, 수입국의 식량문제, 개도국의 빈곤문제 등이 누적되고 있다. 여기에 금융위기로 인한 고용문제와 소득문제가 가세하고 있다. 누가 이 문제를 풀 것인가. WTO는 가맹국의 국내농정에까지 개입한 나머지 세계 공통문제 해결에 소홀하였다. 새로운 이념과 질서가 필요하다.

 

농업의 고용창출과 사회안정 역할기대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높은 시대의 정책선택은 위험부담형보다는 위험회피형(risk-aversion)이 되어야 한다. 안전을 선호하는 정책이 위험회피형이다. 식량수급의 리스크가 중장기적으로 계속된다고 한다면 국내생산이 중요하다. 유사시 수출국의 수출규제가 간단히 단행되는 것을 보면 평상시부터 국내생산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세계 금융위기가 각국의 실물경제에 심각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국가간의 격차문제만이 아니라, 국내의 지역간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 이것은 농촌문제로 귀결된다. 고용을 창출하고 사회안정에 기여하는 것이야 말로 경제위기시 농업의 중요한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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