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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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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곡물가격 전망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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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이정민
KREI 논단| 2010년 9월 17일
이 정 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원)

 

최근 들어 장바구니 물가가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들려오고 있다. 연초 발생한 냉해 및 동해, 여름철 일조량 부족 및 잦은 호우로 생산량이 감소한데다, 평년보다 일찍 다가온 추석으로 수요는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9월 15일 기준 배추 도매가격은 전년의 702원/kg에서 160% 상승한 1,820원/kg, 상추는 2,230원/kg에서 611% 상승한 15,850원/kg, 오이는 1,523원/kg에서 3,750원(146% 상승)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농산물 가격 상승이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하고 있다. 8월 국제 밀 선물가격은 262$/톤으로 6월말 대비 53.6%, 전월대비 26.5%증가하였다. 이와 같은 급격한 상승속도는 지난 2008년 발생하였던 애그플레이션 상황과 비견되는 상황이며, 밀 자급율이 매우 낮은 우리나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간과해서는 안되는 상황이다.

 

지난 2008년에 발생한 국제 곡물 가격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신흥국의 식량소비량 급증에 따른 식용 및 사료용 곡물 수요가 크게 증가한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대체에너지인 바이오 에너지 생산용 곡물 수요도 크게 증가하여 옥수수 및 사탕수수 가격이 상승하였으며, 주요 곡물 생산국에서 발생한 가상 이변으로 곡물 재고량이 감소한 점도 원인이 되었다. 그 결과, 주요 곡물 생산국은 자국내 곡물 재고량 유지를 위해 곡물 수출을 금지하였으며, 수입국은 경쟁적으로 곡물수입에 매달렸다. 결국 일부 국가는 식량부족 사태에 직면하였으며, 배급제를 실시하기도 하였다.

 

올해 발생한 밀가격 급등의 1차적인 원인은 러시아에서 비롯되었다. 밀수출 세계 5위권에 속하는 러시아에서 발생한 대가뭄 및 산불로 러시아 정부는 8월 15일부터 밀수출을 금지하였다. 그 결과 밀 선물거래 가격은 앞서 설명한 대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으며, 옥수수 및 대두 등에도 영향을 미쳐 6월말 대비  옥수수는 12.5%, 대두는 10.8%의 상승율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USDA는 올해 세계 밀 생산량을 전년대비 5.1%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특히 폭염 및 가뭄, 홍수로 러시아는 밀생산이 전년대비 27.1% 감소, 카자흐스탄 32.4%, 우크라이나는 18.7%, 캐나다는 전년대비 22.6%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이에 반해 세계 밀 소비량은 전년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여 밀 가격 변동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였다.

 

이러한 국제 곡물가격 급변 양상은 올해에 국한되지 않고 향후 계속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가격 변동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여 곡물가격 급등으로 야기되는 국내 물가 상승 및 소비심리 위축등의 부작용을 사전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방안중 하나로 국제곡물 수급모형을 갖추어 주기적으로 국제 곡물가격 수급전망을 발표할 필요가 있다. 국내 자급도가 낮은 밀, 대두, 옥수수등의 국제 곡물 수급모형을 순차적으로 구축 및 운영하여 국제 곡물 수급 및 가격 전망을 발표함으로써 향후 예상되는 곡물가격 상승을 사전 경고함으로써 농식품 산업의 정책수립 및 생산자와 소비자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쌀을 제외한 곡물의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의 상황을 감안해 볼때, 국제곡물 가격 전망은 매우 유용하게 이용되리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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