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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고령 운전자를 위한 대책 급하다 새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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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용렬

한국농어민신문 기고 | 2024년 6월 7일
김 용 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난 5월 20일, 정부는 ‘2024년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대책’을 발표하면서 고령 운전자의 운전 자격 관리와 조건부 면허제 도입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농촌지역 고령 운전자의 이동권 문제 등과 맞물려 논란이 커지면서 발표된 대책이 철회되었다. 농촌지역은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해 고령자의 자동차 의존도가 높아서, 자동차 없이는 농사일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농촌지역 고령 운전자를 위한 교통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438만 명으로, 2025년에는 498만 명, 2040년에는 1316만 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발생률도 증가하고 있으며, 2020년 3만1072건에서 2022년 3만4652건으로 증가했다. 이는 전체 교통사고 발생률이 감소하는 추세와 대조적이다.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농촌지역은 대중교통이 충분하지 않아 고령자가 자동차 없이 이동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이에 따라 고령 운전자는 생계유지와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운전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농촌지역의 인구 감소에 따라 편의점, 약국, 미장원, 은행 등이 없는 지역이 많아지고 있으며,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인프라가 사라지고 있다. 생필품 구하기, 이웃과 만나기 등 일상생활을 위해 이동해야 하는 거리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촌지역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위험성은 높아지고 있으며, 고령 운전자의 운전 자격 관리와 교통안전 대책이 더욱 중요한 이유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표한 해외사례를 살펴보면, 일본의 경우 70세 이상 운전자가 고령자 강습을 수강하고, 75세 이상은 인지기능 검사와 운전기능 검사를 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2022년에는 비상제동장치가 탑재된 차량만 운전할 수 있도록 하는 한정면허 제도를 도입하였다고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70세 이상 운전자는 운전면허 재심사를 받아야 하며, 주행능력 평가를 통해서 거주지 내에서만 운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한면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리노이주는 75세 이상은 4년, 87세 이상은 매년 운전면허를 갱신하도록 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는 75세 이상 운전자가 매년 운전 가능 여부를 검사하는 의료 평가와 운전실기 평가를 받아야 하며, 지역 내 운전으로 제한된 면허도 발급하고 있다고 한다. 뉴질랜드에서는 75세 이상 운전자가 2년 주기로 면허를 갱신하며, 의사의 운전면허용 진단서와 도로안전시험을 통과해야만 운전이 가능하다고 한다. 각 나라마다 고령 운전자에 대해 안전을 위한 각종 조치들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대중교통 부족 등으로 인한 이동권의 제한이 많은 농촌지역의 경우는 좀 더 세밀한 대책들이 있어야 한다.


첫째, 이동 수단의 확충이다. 다양한 이동 수단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고령자가 자가용 없이도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농촌지역에 맞춤형 이동 수단을 도입하는 농촌형 교통모델을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위험을 줄이고, 농촌지역 주민들의 이동 편의성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자발적 운전 활동을 낮추는 것이다. 이동권 제한이 극심하지 않은 지역부터 고령 운전자가 자발적으로 면허를 반납하거나 운전 시간을 자율적으로 줄이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러한 인센티브는 농촌지역에 대체 가능한 이동권이 보장되어야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2019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농업인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고령자 운전면허 자진 반납제’가 실시된다면 운전면허를 반납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94.8%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첨단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율주행차의 도입을 촉진하여 고령 운전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고령자의 운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안전 문제 등 기술적 한계가 분명하지만, 인력의 부족, 인프라 확충의 어려움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꾸준히 방안을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고령 운전자의 증가와 교통사고 발생률의 증가는 농촌지역에서도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사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교통수단만 고려해서는 완전한 해답을 찾을 수가 없다. 농촌은 생활서비스, 복지서비스, 의료서비스, 교육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 인프라가 부족하기에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고, 자가용 이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러한 대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고령 운전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면서도 교통안전을 확보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농촌에서 생활하고 있는 분들이 걱정 없이 살 수 있고, 외부인들에게도 농촌지역에 와서 살 것을 권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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